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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28 금융자본에 무너지고 있는 대한민국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교수의 지적입니다.
아래 글은 돌베개에서 나온 <자본주의와 그 적들>에 있는 내용입니다.
데이비드 하비 교수는 뉴욕 시립대학교 대학원의 인류학교 교수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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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OPEC가 원유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만 인근의 여러 나라는 막대한 오일달러를 쌓아놓게 되었습니다. 당시 오일달러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가 세계적인 관심사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오일달러를 뉴욕으로 끌어오려고 노심초사하며 온갖 노력을 했지요.

뉴욕의 투자은행을 매개로 전 세계로 순환시켜야 달러화의 지배권이 유지될 거라는 계산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었을 겁니다. 중동 지역의 대국 사우디라아비아를 우선 설득했지요. 이 나라가 어떤 과정을 거쳐 미국에 설득되었는지는 아직 수수께끼입니다. 영국 정보기관의 정보보고에 따르면, 미국은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침공할 준비까지 했답니다.

아마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으로부터 원유를 팔아서 벌어들인 오일달러를 뉴욕을 통해 전 세계에 유통시킬래, 아니면 한 번 호되게 당할래, 뭐 이런 식으로 협박을 받았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제 짐작이지 정확한 것은 아니에요.

아무튼 뉴욕의 투자은행은 막대한 규모의 오일머니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어디에 투자하려고 했을까요? 1974~1975년에는 글로벌 경제의 상황이 썩 좋지 못했습니다.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지요. 시티은행의 CEO 월터 리스턴(Walter Wriston) 같은 이는 국가가 사라질 리는 없으므로,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신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멕시코에서 폴란드 등의 정부에 오일달러를 투자했어요.

시티은행을 비롯한 뉴욕의 여러 투자은행은 특히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집중 공략했답니다. 아무래도 다루기가 만만했을 테니까요. 몇 년 동안 짭짤한 재미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1982년 볼커가 기준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는 바람에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외채위기가 번지게 되었습니다. 예컨대 연리 5퍼센트로 오일달러를 빌렸던 멕시코의 경우 연리 16페센트나 17퍼센트로 상환해야 할 정도였어요. 외채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던 멕시코는 급기야 파산 일보 직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지요.

IMF와 미국 재무성은 이렇게 권고했습니다. “우리가 너희 나라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도와주겠다. 단,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해외 투자자에게 시장을 개방하며 신자유주의 노선을 받아들여야 한다.”

멕시코는 처음에는 이 권고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지만 1988년에 이르러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수용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미국이 멕시코에 일방적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요했다는 게 흔히 떠도는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단 사실입니다. 미국이 멕시코에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라고 압력을 가하자 멕시코의 엘리트층은 오히려 쌍수를 들고 환영했습니다.

“그거 잘됐다. 우리가 원하던 바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멕시코의 엘리트층과 미국 재무성, IMF 사이에는 동맹이 형성되었고 1980년대 말부터 신자유주의 정책이 멕시코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IMF나 미국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일방적이고 노골적으로 강요한 사례는 찾기 힘듭니다.

칠레의 예가 여실히 보여주듯이 개도국의 엘리트층은 거의 언제나 미국과 동맹을 맺고 앞장서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해나갔습니다. 이런 점에서 개도국의 엘리트층은 국제 금융기관 못지않게 자기 나라를 신자유주의의 길로 이끌어 망가뜨린 책임을 져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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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미국이 전 세계 나라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맞지만 궁극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를 망가뜨린 책임은 그 나라의 ‘엘리트층’이라는 것이죠? 
대한민국의 엘리트층은 어디일까요? 물어 뭐하겠습니까? 이미 그 답은 나와 있지 않습니까. 억울한 것은 그 ‘엘리트층’이란 집단은 1%도 안되는데, 그 1%를 위해 99%의 민중들이 고통 받아야 한다는 거...30년 뒤로 후퇴해 버린 대한민국의 처참한 현실 앞에서 데이비드 하비 교수의 지적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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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