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떨어진다

꽃들도 잠이 든다

단풍 나무 넘어로 해가 떨어지고

하얀 철쭉은 그 빛이 분홍으로 변했다

하루의 끝을 향해 가는 지금

매발톱은 석양을 받아

보라와 흰빛을

내뿜는다

해떨어진다

꽃들도 잠이 든다

5월 또 하루가 지나는 지금

정원의 저녁이 하루의 순간 순간을

담고 있다

5월 또 하루가 시작되는 날

정원은 다시 숨을 쉬고

하루 하루의 순간을

추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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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호박벌의 노랑 빨강

호박벌의 아침은

날개짓으로
시작된다
골담초를 지나
노랑을 먹고
철쭉을 지나
빨강을 입고

윙윙 날개짓이

비 온 아침을
노랗게
빨갛게 
소리친다



빗방울 대롱대롱

송화가루 밑
솔방울이 매달렸다
옆엔
포도나무가 싹 틔우고
빗방울 대롱대롱 달고
초록 입을
확짝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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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달팽이가 초록의 한 가운데로 나아간다
쏟아지던 비를 뚫고
아침 나무에 오른다
어느 시인은 달팽이를 '눈물많은 짐승'이라 했다
무거운 집을 등에 지고 있다 했다
조금씩
조금씩
철쭉나무 잎을 지나는 달팽이의 아침이
무거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눈물많은 짐승이라기 보다는
이슬 머금은 초록을 향해 뚜벅 뚜벅
천천히 걸어가는 각오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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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