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황사가 이렇게 일찍 찾아온 건가?"

 

날이 풀리고, 바람 많은 봄철이 되면서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가 '먼지 도시'가 되고 있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뽀얗게 하늘을 떠다니는 비산 먼지로 가득하다. 차량이 내달릴 때마다 내려앉아 있던 먼지가 하얗게 솟아오른다. 

 

비산 먼지는 일정한 배출원이 없어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물질을 말한다. 아직 황사철이 되려면 멀었는데 벌써부터 세종시는 황사가 찾아온 것처럼 눈에 보이는 거리가 짧고 피로가 빨리 찾아온다.

 

세종청사 뿐만 아니라 첫마을아파트 등 주거 공간에도 먼지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가 한 둘이 아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먼지로 인한 불편함을 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첫마을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운영하는 김 모씨(51)는 "아침에 청소를 했는데도 문을 열어 놓지 않았는데 저녁이 되면 책상 위에 먼지가 겹겹이 쌓인다"고 말했다. 닦아도 닦아도 매일같이 침투하는 먼지로 기침 등 호흡기 질환도 있다고 호소했다.

 

비산 먼지에 대한 대책과 관리감독을 하는 환경부와 국토해양부가 있는 세종청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침에 세종청사에 주차한 뒤 저녁에 차를 몰기 위해 주차장에 도착하면 차 위에 먼지가 가득 쌓여 있는 것이 일상이다. 세종청사 공사가 계속 진행 중에 있고 청사 바로 앞에 아파트 공사가 한창중이어서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한 달 동안 아예 세차를 하지 않고 있다"며 "세차를 한 뒤 바로 다음 날 먼지가 잔뜩 내려앉는데 굳이 세차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도로를 질주하는 수많은 공사 덤프트럭의 경우 먼지 덮개를 하지 않고 운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덩치 큰 덤프트럭이 내달릴 때마다 도로와 트럭에서 비산먼지가 사방으로 휘날렸다.

 

특히 봄철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황사까지 겹치면 호흡기 질환은 물론 노약자나 어린아이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봄철 불청객인 황사는 물론 비산 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민들은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세종시청은 지난 2월27일 농업기술센터에서 비산먼지 발생사업장에 대한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봄철이 되면 공사가 활발해지면서 비산먼지 발생사업장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세종시청 측은 비산먼지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건설사업체에 주문했다. 워낙 공사 현장이 넓고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단속과 주문을 하기 전에 사업장 스스로 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행복도시, 행정복합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세종시가 '먼지 도시'라는 오명부터 먼저 씻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따뜻한 봄철이 다가오면서 세종시 주변에 가득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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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일일삼우(一日三憂)=갈 걱정, 밥 걱정, 올 걱정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나에게는 하루에 세 가지 걱정이 있으니, 아침 출근할 때가 그 첫째요, 점심 먹을 때가 그 둘째요, 퇴근할 때가 그 셋째이다."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의 '하루 세 번 걱정'이 여전하다. 주변 인프라가 아직 제 모습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종청사로 이주한 중앙부처의 C 과장은 서울에서 오전 6시쯤 눈을 뜨면 "오늘은 어떻게 내려가나?"를 먼저 떠올린다. 점심때가 되면 "어디서 뭘 먹어야 하나?"를 걱정한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어떻게 되돌아가지?"라는 한숨소리가 깊다.

 

 

세종청사에는 현재 6개 부처가 터를 잡았다. 용(龍)의 모습을 담은 세종청사의 웅비하는 모습과 달리 청사 주변의 교통과 음식, 주택 상황은 아직 열악하다. 세종청사 주변에는 식당이 거의 없다. 점심 때가 되면 외부 전문식당에서 도시락이나 국밥을 배달하는 차량들이 바쁘게 왔다 갔다 한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근처 아파트 건설현장에 임시로 설치된 이른바 '함바 식당'을 찾는다. 그곳에서 4000원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공무원들이 꽤 있다. 함바 식당을 가끔 이용한다는 한 공무원은 "청사의 구내식당 음식은 별로인데다 늘 먹다보면 물리게 마련"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6개 부처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모두 세종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직 주택보급이 많지 않은 것도 이유이지만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 많다. 특히 40대 중반이후의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의 경우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 C 과장은 "매일 서울에서 세종청사로 출퇴근한다는 게 쉽지 않다"며 "한 달 평균 100만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공무원들에게 한 달에 20만원을 보조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장급 이상 간부와 달리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사무관들은 세종시에 터를 잡은 경우가 많다. 아직 자녀가 어리거나 혹은 미혼인 사무관들은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또는 주변 원룸에서 지내고 있다.

 

C 과장은 "버스도 많지 않아 택시를 타야하고, 무엇보다 주변에 음식점이 없어 먹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현재 세종청사를 중심으로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올 연말까지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까지 세종청사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의 '일일삼우(一日三憂)'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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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