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어떤 일에 앞서 예측 불가능한 비상 사태에 사전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기본적 시스템 조차 갖춰져 있지 않으면 그 사회는 제대로 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사회든, 나라든 가장 기본은 '비상시 어떤 대처를 하느냐'에 있다. 평상시에 아무리 훌륭한 조직이더라도 비상시 오합지졸이라면 그 조직은 와르르 무너지게 마련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특별한 낙하산을 보면서 우리나라 비상재난시스템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알고도 남는다. 나사는 4조원에 이르는 우주선을 만드는데 있어 무엇보다 우주비행사들의 안전부터 챙기는 안전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만큼은 배워야 한다. 

 

세월호 침몰 11일째. 구조되지 못한 이들이 아직도 100명을 넘는다. 청해진해운의 과적, 배에서 먼저 대피한 선장, 펼쳐지지 않는 구명보트, 정부의 초기대응 부재, 일관성 없는 재난대응시스템…더 이상 언급이 부끄러울 정도로 총체적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21세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차마 눈뜨고 지켜보지 못하는 이들이 한 둘 아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5일 NASA가 발표한 하나의 자료가 눈길을 끈다. 자료의 제목은 '나사가 오리온 낙하산에 대한 실험을 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는 내용이었다. 낙하산 하나 만들었거니 생각했다. 자료를 읽어 내려갈수록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과는 딴판이어서 눈길이 집중됐다.

 

미국은 전 세계 각국과 함께 차세대 유인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오리온(Orion)' 우주선이다. 오는 12월 1차 실험발사 예정에 있다. 이를 앞두고 각종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비상 낙하산'이었다. 낙하산이 제대로 펼쳐지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오리온은 인간을 우주로 보내는 가장 안전한 우주선 중 하나이다. 아무리 안전한 우주선이라 할지라도 비상사태는 늘 일어날 수 있고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발사대와 혹은 발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상사태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올 때 비상사태가 일어난다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은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고민의 시작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나사 측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비행사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오리온 낙하산'은 우주선에 이상이 감지됐을 때 1000분의 1초, 눈 깜짝 할 순간에 작동한다. 오리온에 타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은 비상시 자동으로 펼쳐지는 낙하산으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다.

 

오리온 우주선은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하는 최첨단 우주선이다. 2030년 화성에 인류를 보내는 시작점이면서 차세대 유인 우주선의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오리온에 들어가는 총 예산은 39억달러.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무려 4조원에 이른다. '4조원의 우주선'에 앞서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을 우선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오리온 낙하산의 총 책임자인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은 "우주선 발사에 있어 언제나 성공적인 발사와 임무가 이뤄지기를 원하는데 분명 알아야 할 것은 비상시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상시를 대비해 철저하게 사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미항공우주국. 안전의식은 어디에 봐도 눈꼽만큼도 없고, 대한민국 정부의 '정신 나간' 재난대응시스템…. 너무나 비교되는 이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의 현재에 슬픔과 허탈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침몰 11일째.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100명이 넘는 실종자가 그대로 있다. 돈을 위해 배를 제 멋대로 개조하고, 누가 탔는지 체크조차 하지 않고, 화물을 구겨 넣듯이 마구잡이로 싣고, 돈을 아끼기 위해 계약직 직원만 쓰고, 배가 눈앞에서 가라앉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속수무책인 대한민국 정부…. 대한민국의 안전시스템은 완전히 실종됐다. 실종된 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해 본다. 생존자와 희생자들, 그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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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보고싶다(I MISS YOU)

-세월호 생존자·실종자·희생자를 기억하며

 

힘들고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만히 손 내밀던 너희들

 

"아빠! 엄마!"하며
말없이 안아만 주던
너희들

선생님의 맑은 미소도
너희들의 밝은 웃음도
이젠 보이지 않는구나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용서를
빌어도 빌어도
가슴만 먹먹하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용서하지 말거라"
"용서하지 말거라"


선생님의 미소와
너희들의 웃음을
앗아간
세상에 분노할 것이다

 

"기다릴 것이다"
"기다릴 것이다"

모든 실종자가 돌아올 때까지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루듯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엄마! 아빠!"
늘 듣던 그 소리가 이 밤
미치도록 그립구나

 

http://youtu.be/RKyyfPJ0d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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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사고원인 제공자 엄중 처벌…부실한 재난대응시스템 책임도 물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대한민국이 침통하다. 어이없다. 과학적이지 않다. 비통하고 비참함 그 자체이다.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실종자들이 하나, 둘 싸늘한 죽음으로 발견되고 있다. 분초를 다투는 구조작업에서 현실적 한계만을 언급하면서 구조 활동이 지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세월호 침몰 사건은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과 재난대응시스템의 허술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사고와 재난대응시스템에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사고 원인에 책임 있는 관계자는 물론 재난대응시스템에서 허술한 대처를 보인 정부 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총체적 인재, 너무나 비과학적인 대한민국=500여명에 가까운 승객과 화물을 실은 세월호가 조타(방향을 바꾸는 것) 한 번 잘못했다고 뒤집혀 졌다면 어디 그것이 배일까 싶다. 배의 기본은 복원력이다. 한쪽으로 기울게 되면 오뚝이처럼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과학적 상식이다. 해당 지역이 빠른 조류로 악명이 높은 맹골수도라 하더라도 6825톤급 배가 뒤집혀 질 지경까지 사전 관리감독은 없었던 셈이다.

 

악명 높은 맹골수도를 항해하는데 선장은 침실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쉬고 있었고 한 번도 그 지역을 운항해 본 경험이 없는 3등 항해사가 그곳을 지휘했다니 이 또한 어처구니없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도입한 뒤 객실을 넓히고 화물을 더 많이 싣기 위해 증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복원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무게중심이 상당 부분 상승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가 기우는데 실은 화물이 한 쪽으로 몰렸기 때문에 기우는 정도는 더욱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10시간 넘게 인천에서 제주도까지 거친 바다를 항해해야 하는 배인 만큼 화물이 비상사태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단단히 묶는 일은 상식이다. 배가 기울어지면서 화물과 자동차들이 한 쪽으로 쏠렸다면 이는 가장 상식적인 사전 준비마저 무시됐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선장과 승조원들은 배가 뒤집어 지고 침몰하기 시작하자 승객들에게는 "배에 그대로 있으라"고 안내방송한 뒤에 자신들은 정작 배를 빠져 나왔다. 세월호는 6800톤급에 길이 146m, 폭 22m다. 승객들이 타는 곳은 3~5층이었다. 만약 배가 90도로 기울었다면 한쪽 구석 객실에 앉아있던 승객의 경우 22m의 낭떠러지 위, 아니면 아래쪽에 있게 되는 셈이다. 아래쪽에 있는 승객들은 배가 기울면서 각종 짐들이 떨어지면서 타박상 등 일차적으로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갑자기 수평이던 객실이 22m의 수직 낭떠러지가 돼 버린다면 성인들이라도 오르기 쉽지 않다. 하물며 고등학생 2학년 학생들이 그곳을 빠져 나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선장이나 승조원들이 배에 남아 객실에 머물러 있던 승객들에게 비상 안내와 대피하는 방법을 알려줘도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험한 상황에서 선장과 승조원들이 모두 빠져 나가고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승객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을 가능성이 높다.

 

배를 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여객선은 상당히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다. 미로와 다르지 않다. 자신이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딘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여객선은 배가 출항하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상에서 선장의 지휘아래 비상대피 훈련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비상훈련을 하는 것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비상사태에 어떤 경로로 어떻게 탈출해야 할 것인지를 미리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다. 총체적 인재로 밝혀진 상황에서 세월호에서 과연 이런 비상대피 훈련이 실시됐는지도 의문이다.

 

비상식적이고 과학적이지 않은 일들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5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꼬박 반나절을 타고 가는 배에 누가 탔는지, 몇 명이 승선했는지도 기본조차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니 도대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비과학적인 재난대응시스템=사고가 일어난 뒤 정부가 가동했던 재난대응시스템은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다. 눈앞에서 배가 침몰하면서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재난대응시스템을 두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구조하기 위해 투입된 배, 헬기, 구조대원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실제로 이들이 가라앉아 있는 배에 접근해 생존자들을 얼마나 빠르게 구조해 내는지 과학적 방법을 고민했어야 했다.

 

배안에 수 백 명의 목숨이 그대로 가라앉고 있는데도 '조류가 심하다' '잠수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첨단 장비를 실은 구조선이 도착해야 한다' 는 등 구조당국은 현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민간의 최첨단 장비를 왜 공수해 오지 못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오랫동안 잠수하고 면밀히 수색하기 위해 최첨단 장비가 필요했다면 민간업체의 장비를 헬기나 또는 기타 방법으로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분초를 다투는 싸움에서 재내대응시스템의 기본은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당국은 장비와 빠른 조류 등 어려운 상황만 강조한 채 '현장 접근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수중 선박 구조 전문가로 알려진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 대표는 민간의 뛰어난 기술·장비를 잘 활용하지 못해 실종자 구조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해경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해경의 한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해경이 민간업체의 장비·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수색하고 있는 중앙 입구에서 10~20m만 진입하면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는데 3~4일이 지나도록 해경은 진입조차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인 것 아니냐"라며 "정부에서 동원령이 떨어져야 다이빙 벨(잠수부를 수면에서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데 사용하는 소형 잠수기구) 같은 장비를 준비 할 텐데 아직 까지 해경은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인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이 대표는 "현재도 민간인 잠수부가 작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스템이나 명령 계통, 장비 준비 계통 등이 현실적이지 않아 성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해상 재난대응 시스템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사전 안전 점검은 물론 기본적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은 허술한 배를 띄우고, 배가 기울고 있는데 선장과 승조원들은 먼저 도망가고, 사고가 난 이후 현실적 한계만을 강조한 채 침몰하고 있는 배를 지켜만 봐야 하는 대한민국은 이번 사건으로 비통함과 비참함만 남았다. 언제까지 이런 참담한 경험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 원인 제공자는 물론 재난대응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정부 관계자 등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온통 '이해할 수 없고 할 말을 잃는' 상황만 계속되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의 소중한, 꽃다운 나이의 어린 학생들은 목숨을 잃고 아직 실종상태여서 슬픔은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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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