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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25 '앓음 다운' 청춘에게 던지는 메시지…김형태 <너 외롭구나> (1)

얼마만큼 앓아야 이 세상에 제대로 설 수 있을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책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지금이다. 정작 아픈 청춘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얼마나 아파야, 어느 정도 앓아야 힘든 시간이 지나갈 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서 있다.

김형태의 <너 외롭구나>는 청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이다. 그 메시지는 김형태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실제 상담사례에서 도출됐다.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울림이 있다. 수많은 청춘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떤 ‘앓음’을 겪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너 외롭구나>는 이 시대 청춘들이 살아가는 시대 보고서이다.

사람을 알아야 한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 ‘관계맺음’이 황홀감과 행복감을 던져 주지만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던져주기도 한다. 때론 한 사람으로 인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은 황홀경에 빠져들기도 하고, 혹은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의 절망감에 깊이 허덕이기도 한다.

사람이란 그런 것이다. 관계맺음에 대해 김형태 작가는 이렇게 조언한다.

“사교성을 갖추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당신의 성격만 조금 고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사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알려면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지켜보고, 듣고, 관찰하고, 때론 싸우고, 화해하고, 이해하고 용납하는 과정을 많이 겪어야만 한다. 이 과정들이 두렵고 귀찮고 번거롭다고 회피하면 소통의 끈이 끊어져 버릴 수 있다.”

한 마디로 부딪히라는 말이다. 이 세상의 수십 억 인구 중에 똑같이 생긴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생물학적인 DNA의 차이를 말해주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듣고, 관찰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지켜봐야’ 할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래서 어려운 ‘앓음’의 단계이다. 그 앓음의 단계를 넘어섰을 때 진정 ‘타인과 나’의 소통에 이를 수 있음을 김형태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그가 청춘 카운슬러로 상담한 내용을 보면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01 성난 젊음> 편에서 한 청춘은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건가요?”라고 묻고 있다. <02 나 어떡해> 편에서는 “학교를 다닐까, 돈을 벌까?”라고 질문한다. 젊은 청춘들은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상처받은 영혼에게도 날개는 있다

이어 펼쳐지는 상담사례도 만만치 않은 주제들이다.

<03 좌절 금지>에서는 “늘 고민만 많아요” “희망이 없는 삶, 자살을 꿈꾸다”는 극단적 선택까지 나아가고 있는 고민을 털어놓는다. 최근 언론의 사회면에는 청춘들의 집단 자살이나 중고등학생의 자살 소식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그들의 삶이 어떤 삶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피어 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생명의 끈’을 놓고 있는 암울한 현실이다.

과연 우리는 그들에게 “죽을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살겠다!”라고 대차게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이 생명의 끈을 놓고 있는 사이, 과연 우리들은 ‘앓고 있는 청춘’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너 외롭구나>에 나타나는 상담사례는 더욱 극한으로 치닫는다. <04 행복 자격증>에서는 “학벌도 돈도, 친구도 없는 나에게 희망이 있을까?” “자격증 공부를 하는데 불안합니다”에서부터 <05 관계있습니까?> 편에서는 “결혼하고 싶지만 형편이 안돼요” “꿈이 있지만 가정불화”라는 고민을 털어놓고, <06 예뻐집시다>에서는 “생긴 대로 살면 안 되는 건가” “성격개조를 해야 하나” “매력 없는 나, 너무 외롭습니다”는 상담사례까지 이어진다.

절망과 아픔의 상담이 구체적으로 나열되고 있다. ‘젊음이 특권’ ‘누구나 그런 앓음의 단계를 거친다’는 도식적이고 진부한 조언으로는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기에는 너무 절박한 현실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다.

김형태 작가는 이런 청춘들에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을 많이 겪으면서 점차 갈등 해소능력이 생기고 소통의 기술이 늘어간다”며 “사람을 사귀고, 사랑하고 싶다면 사람을 만나고 그곳에서 발생되는 즐거움 뿐 아니라 소통의 시행착오들까지 기꺼이 즐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렇게 현실의 무게 때문에 꼼짝 못하고 있지만, 정신이 살아있고 영혼이 깨어 있는 청춘이라면 깊이 앓고 고뇌하면 언젠가 껍질을 깨고 아름답게 날아오를 것”이라면서 “여러분들은 지금 앓고 있고 앓으라. 앓음답도록. 아름답도록”라고 말해준다.

김형태 작가는 홍익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90년대 홍대 앞 클럽의 <발전소>와 홍대 대안공간의 시작인 <곰팡이>를 만들고 운영한 경험이 있다. 1996년에는 <황신혜밴드>를 결성, 독특한 음악세계를 파고들었고 이후 청춘 카운슬링을 시작, 그동안의 상담사례들을 묶어 <너 외롭구나>라는 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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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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