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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14 '소 키우는' 김용민과 '농장 떠난' 그의 괴리 (1)

오늘 모든 언론들의 포커스는 ‘김용민’에게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나꼼수>로 시작된 핫이슈와 굵직굵직한 ‘숨겨진 진실 폭로 정국’이 기사의 중심에 있고, 그 주인공이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주진우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소를 키우는’ <나꼼수>에서 벗어나 더 큰 무대에서 농장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나섰으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언론의 주된 기사 흐름은 ‘Why(왜), How(어떻게)’라는 분석기사와 해설 기사보다는 ‘Where(어디), Who(누가)’에 주목되는 가십성 기사로 날아갈 수밖에 없다.

<나꼼수> 진행자 중 한 명인 김용민 교수가 정봉주 전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민주통합당의 ‘전략 공천’으로. 김용민 교수는 어제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검찰 청사를 나서며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다. 어떤 싸움이라도 하겠다. 그리고 이기겠다.”

정치권은 총선에서 이기는 싸움을 해야 되기 때문에 중앙당으로서는 ‘이길 수 있는 사람’을 공천하는 게 맞다.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든, 전략 공천을 하든 그것은 당의 전략, ‘승리하는 싸움’이 주된 판단의 기준이다. 김용민 교수의 ‘전략 공천’도 이러한 판단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이제 포커스를 ‘김용민’에 두지 말고 ‘그 주변’에 둔다면 어떻게 될까.

선거는 한 개인의 명성과 인물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월11일이 총선이니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부터 민주통합당은 ‘김용민=승리, 당선’이라는 샴페인을 터트렸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노원갑의 유권자들로서는 첫 번째로 썩 유쾌한 일만은 아닐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노원갑의 유권자들을 희롱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김용민 출마’를 두고 노원갑 유권자들이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노원갑의 유권자들은 민주통합당의 ‘전략 공천’을 두고 여러 가지 생각과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그 판단이 정확히 어떤 식으로 표출될 지는 4월11일 투표함을 열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만.

두 번째, 민주통합당이 ‘김용민=당선’이라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두고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김용민 혼자’ 선거를 치르는 것은 아니다.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보좌진은 물론 자원 봉사자, 그리고 여러 가지 이벤트와 연설, 공약 등 ‘준비가 필요한 것’이 한두 가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용민 교수의 출마’를 두고 “갑작스럽게 출마를 선언하면서 노원갑에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것이고 아직 준비가 안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슨 말일까.

민주통합당에서는 ‘김용민’이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보이겠지만 그 아래에서 선거를 준비하고, 기획하는 보좌진들에게는 청천 벽력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이 말 속에는 지역 공약은 물론 유권자 대상 선거운동 방법과 전략, 선거운동의 방향성 등 구체적 실무 작업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꼼수>의 역할, <나꼼수>의 방향, <나꼼수>의 지금이 아름다운데 ‘김용민’의 출마가 이런 ‘역할과 방향, 지금’을 어떤 식으로든 훼손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에게는 있다.

우스갯소리로 “다들 정치한다고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소를 키우는’ 김용민과 ‘농장을 떠난’ 김용민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 다름을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 설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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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