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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6 3월이 오고 있다 (1)

March (Written by Emily Dickinson)

Dear March, come in!

How glad I am!
L looked for you before.
Put down your hat-
You must have walked-
How out of breath you are!
Dear March, how are you?
And the rest?
Did you leave Nature well?
Oh, March, come right upstairs with me.
I have so much to tell.

3월

3월님이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오셨나 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님,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
아, 3월님, 저랑 바로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장영희 선생의 영미시 산책으로 엮인 <생일>중 'March(3월)'라는 시이다. 장영희 선생은 이 책의 겉표지에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라는 문구를 강조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 것...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라고 장영희 선생은 강조했다. 그 자신이 많은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고 떠났지만.

<생일>은 영미시를 소개하고 간단한 해설을 담았다. 디킨슨, 티즈데일, 버닛 브라우닝, 엘리엇, 예이츠 등 많은 시인들이 등장한다. 해설이기 보다는 장영희 선생의 내면을 짧게 언급한 글이라고 보면 된다. 해설 속에는 'All that Love(온갖 사랑)'에 대한 갈망과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중 "사랑해요."의 반대말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누군가 장영희 선생에게 물었다.

"선생님, '사랑해요'의 반대말이 뭔지 아세요?"
"글쎄, 미워해요?"
"아뇨."
"어......그럼, 싫어해요?"
"그것도 아니에요. '사랑해요'의 반대말은 '사랑했어요'래요.”

증오하고 미워하는 것보다 더 처참하고 비참한 것은 '무관심'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에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 그 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그 무엇'이 되고 싶어한다. 들판에 아무렇지 않게 피어있는 들꽃에도 이름이 있는데, 사람에게 하물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디킨슨의 '3월'은 가슴으로 다가오는 울림이 적지 않다. 2010~2011년의 삭막한 겨울...그것도 올해 겨울은 살을 에는 한파와 때 아닌 폭설로 곳곳에서 '겨울의 무지막지함'을 느꼈을 것이다. 자연은 때론 혹독하게 우리에게 시험과 고통을 던져준다. 그런 겨울이 가고 '3월'이 오고 있다.

'3월'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기에는 2월이 너무 짧다. 장영희 선생은 해설에서 '3월'은 인디언 달력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이라고 설명한다.

1년 만에 다시 찾아오는 '3월'. 그러나 1년 전의 '3월'과는 또 다른다. 시간은 지나가고 있고 다가오는 시간이 다르듯. 우리는 그런 3월에게 어떤 말을 하고, 또 어떤 말을 들고 싶을까. 또 어떤 '의미 있는' 시간들이 물밀 듯 밀려올까. '모자를 벗은' 3월을 붙잡고 2층으로 올라 따뜻한 차를 마시며 할 말이 많은 나를 그려본다. 어떤 말을 할 지 2월이 가기 전에 정리해 봐야겠다.

3월이 오는 봄은 분명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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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