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링'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5.16 왜? 굳이 서울

 

 

 

서울시민 2명 중의 1명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자신의 지위가 중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발표가 16일 있었다. 또 소득과 교육 수준에 따라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15세 이상 서울시민 4만5천6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중요한 몇개의 내용을 보면 먼저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원인으로는 소득 수준(58.2%)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교육수준(50.1%), 직업(41.2%), 외모(13.2%), 나이(10.8%) 등의 순으로 차별을 받는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2.6%가 부채, 즉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전년(2010년)보다 7.6% 늘어난 수치이다.

 

2011년의 조사를 보면 결과적으로 2010년보다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을 중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수치도 2008년(49%) 이후 매년 증가해 2011년 51.7%를 기록했다.

 

왜? 굳이 서울

 

네티즌들의 의견을 보면 대부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왜 굳이 서울을 고집할까?"를 강조하고 있다. 지방에 있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서울에 살고 있는 네티즌들 역시 '왜? 서울?'이라고 되묻고 있다. 자신 스스로 서울에 버티고 있으면서. 의식은 탈(脫) 서울을 생각하지만 몸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본주의에 살고 있기 때문에 소득수준에 따라 차별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이제 식상한 해설이 돼 버렸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주관적 관찰이다. 짧은 출근시간에 잠을 자는 모습,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두드리면서 지루한 터널에 갇혀있는 자신을 방치하는 모습...엄마 손을 잡고 학교를 가는 아이의 모습도 지쳐 보였다.

 

나도 이 사회에 지쳐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의식은 늘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지만 몸은 따라가지 못한다. 의식은 언제나 약자를 고려해야 된다 생각지만 몸은 내 보신을 위해 움직인다. 의식을 항상 돈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몸은 매달 돌아오는 채무 상환으로 벌벌 떠는 지경이다.

 

이런 모습이 현재 서울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 안에서, 지하철 속에서, 버스 창밖을 바라보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2명중 1명이 중하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조사결과가 아니라 현실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귀농귀촌인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나라에서 귀농귀촌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 귀농부터 따져보자. 귀농은 말그대로 도시를 포기하고 농사를 짓기 위해 시골로 간다는 의미이다. 농사가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근본이었지만, 지금의 농촌현실은 '농사'가 아니라 '부동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귀농을 하려고 땅이 필요하다. 왠만한 지역에 땅을 구입하려고 하면 억대의 돈을 들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이미 대한민국 전체 땅이 부동산의 거친 입김으로 값이 치솟아 있기 때문이다. 산간벽지가 아니고서야 농사지을 땅을 싼값으로 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땅을 산다고 해도,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이란 긴 세월이 필요하다. 혼자이면 모르겠지만 가정이 있는 가장이라면 귀농은 어쩌면 '화려한 노후'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땅을 살 돈이 충분하고, 그곳에서 나오는 작물이 팔리든 안팔리든 돈에 구애받지 않는 상황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귀촌은 어떤가. 귀촌은 시골에 삶의 터전을 두고 있지만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도시에 직장을 둔 사람들을 말한다. 전원주택 생활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이 이런 삶을 살고 있다. 나도 그 중 한명이지만.

 

이 또한 녹녹치 않다. 서울에 출근하기 위해서 제주도에 살수는 없다. 즉 가까운 도시로 출근하기 위해서는 도시 주변의 시골을 터전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디 한번 작정하고 둘러보시라. 도시 근처의 전원주택들이 어느 정도의 가격인지. 

 

주택을 구입했다 하더라도 도시로 출퇴근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루에 4~5시간을 들여 출퇴근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지쳐 나가떨어지게 마련이다. 몸이 지치면 의식도 지친다. 귀농귀촌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현실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답은 없다. 스스로 찾을 수밖에.

 

슈마허의 <자발적 가난>과 스코트·헬렌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자본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이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숙제일 것이다. 돈을 억수로(?) 많이 벌어 자본으로부터 구속받지 않거나, 그렇지 않다면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스스로의 가난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답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역시 의식으로는 충분히 인식되지만 몸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의식으로는 당장 그렇게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비극일 지도 모를 일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