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전화한 사실이 있습니까?”

나경원: “기소 청탁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기자: “그게 아니라, 김재호 판사가 검사에게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 없느냐를 묻고 있는 겁니다.”


나경원: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기소 청탁을 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질문과 답변이 어긋날 때 기자들은 답답하다. 이런 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 검찰 청사에 들어올 때 포토라인에 대기하고 있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그런 사실이 있습니까?”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쏟아지는 질문에 피의자들은 “국민이 더 잘 알 겁니다.” “역사가 말해줄 겁니다.”


질문과 답변이 어긋나는 시대는 우리나라 현대 범죄사를 말해주는 ‘대표 아이콘’이 돼 버렸다. 초등학생이면 이해하고도 남을 질문에 ‘국민과 역사’로 답하는 이들을 두고 기자들은 행간을 읽으면서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


질문과 답변이 어긋나는 사이…또 한 명의 검사가 자리를 떠났다. 그는 ‘전화를 받은 검사’였다. 질문과 답변이 어긋나는 사이…조용히 짐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그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질문과 답변이 어긋나는 사이…그가 떠났다는 사실만큼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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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투명성의 시대>는 ‘위키리크스가 불러온 혁명’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21세기 정보와 뉴스가 어떻게 다뤄지고 그 정보가 일반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책은 전 세계적으로 위력을 떨치고 있는 위키리크스에만 주목하지 않고 21세기 투명성 시대가 어떻게 정착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현재 한국 트위터리안들에게 ‘위키리크스 한국 관련 외교문서’ 집단 번역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방대한 분량의 미국 외교문서 중에서 특히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작성한 한국의 정치인과 정치현실을 적시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한국 네티즌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 외교문서에는 남한과 북한의 관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굵직한 이슈는 물론 이명박‧노무현‧김대중‧김영삼 등 전직 대통령, 박근혜‧이상득‧김문수 등 현재 한국 정치권력을 움직이고 있는 이들에 대한 평가와 내용들이 기록돼 있다.

특히 이런 문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고 권력층만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는 비상한 관심의 대상들이다.

21세기 미디어는 투명성으로 간다

위키리크스가 불러온 가장 큰 혁명은 ‘투명성’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제1장 ‘위키리크스의 역사적 순간’에서는 줄리언 어산지가 폭로한 내용과 그 의미를 짚어보고 있다. 이런 폭로와 숨겨진 진실의 공개를 통해 미디어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한 마디로 21세기 언론의 움직임은 ‘투명성으로의 급격한 변화’에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 언론미디어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진실보다는 ‘이익’에, 민중과 시민보다는 ‘권력’에 접근해 있음을 각종 자료를 통해 입증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위키리크스 미디어, 즉 ‘중요한 뉴스와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헌신하는 비영리 미디어 조직’으로서의 의미를 짚어보면서 그 배경을 점검하고 있다. 네트워크 정치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고 이를 통한 디지털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투명성 사회로의 본격적인 행보’를 짚어본다. ▲인터넷 무료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 ▲정치블로그 데일리코스(DailyKos) ▲미국 조세 저항운동, 티파티(Tea Party)운동의 구체적 활동을 살펴봄으로써 ‘시민 디지털 정치 미디어 참여 혁명’과 ‘세계 각국의 디지털 정치 참여도’ 그리고 ‘수동적 미디어에서 능동적 미디어로’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을 진단했다.

비밀주의 종말과 열린 정부의 탄생

오는 10월26일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다. 현재 구도로 보면 기존 정치세력인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와 통합야권‧시민후보인 박원순 후보의 양자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기존 정치인과 참여 정치인의 대결로 정리된다.

박원순 후보의 경우 선거자금을 ‘시민펀드’로 조성하는 등 선거 초반부터 ‘참여와 투명성’을 기치로 내걸었다. 비밀주의에 종말을 고하고 열린 정부의 탄생을 알린 것에 다름 아니다.

<투명성의 시대>에서도 제5장 ‘전 세계의 투명성운동’을 통해 이런 흐름을 짚어보고 있다. ▲좌파와 우파를 아우르는 크로아티아의 폴리티카(Pollitika) ▲케냐의 투명성운동 사이트 엠잘렌도(Mzalendo) ▲투명성 프로젝트에 힘을 불어넣은 우샤히디(Ushahidi)를 분석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하는 투명성 프로젝트’를 펼쳐 보인다.

<투명성의 시대>는 21세기 큰 흐름의 하나인 정보 혁명을 짚어봄으로써 앞으로 펼쳐질 미디어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부록으로 ‘위키리크스 한국 관련 비밀문서’를 담고 있어 국내 독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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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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