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되면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디지털 생태계의 급격한 모양 바꾸기이다. 빠르게 바뀌는 흐름 속에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기도 전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 중 가장 눈에 띄게 드러나는 사실 하나는 ‘소셜 시대’에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최근 몇 년 동안 디지털 주민들에게 변하지 않는 속성 중 하나이다.

더글러스 러시코프의 <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는 부제로 ‘소셜 시대를 살아가는 10가지 생존법칙’을 내세웠다.

10가지 생존법칙이 던지는 의미

러시코프가 지적한 10가지 생존법칙은 다음과 같다.

-24시간 접속 상태를 거부하라
-네트워크가 아니라 현실 세계의 진짜 경험에 몰두하라
-선택을 강요하는 디지털 삶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단순화한 디지털 세계는 진짜 세계를 대체하지 못한다
-추상화된 디지털 세계에서 현실에 대한 통찰을 발견하라
-익명성으로 숨지 말고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라
-이득을 얻기 위해 가상 세계의 친구들을 이용하지 말라
-그럴듯한 거짓이 아니라 진실 된 메시지일수록 더 널리 퍼진다
-공유하라. 하지만 훔쳐서는 안 된다
-프로그램하거나 프로그램되거나

10가지 생존법칙을 보면 대단히 ‘상식적인 내용’이란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어려운 낱말들이 별로 없다.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말들의 나열이다. 그런데 이 메시지가 지금 ‘디지털 주민’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왜 일까.

인간 삶을 정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작용(action)과 반작용(reaction)’이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타인에게서 작용을 받고, 그에 따라 반작용하는 삶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누군가 주문을 하게 되면 응답을 하고, 반대로 내가 주문을 하게 되면 상대방이 응답을 하는 것이 인생이다.

디지털 주민들은 ‘작용과 반작용’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실천하는 경우가 많다. 즉각 응답하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듯 한 착각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러시코프는 이런 시스템을 두고 “디지털 미디어가 강요하는 방식 대신 우리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시대의 ‘시간’을 두고 러시코프는 “실시간으로, 24시간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지 말고 가끔씩은 주체적으로 접속을 끊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소와 선택, 강요된 선택을 버리고 진짜 경험을 즐겨라

장소와 선택의 문제를 두고서도 러시코프는 의미 있는 말을 던진다. 그는 “현실 세계의 진짜 경험에 몰두하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면 “진짜 경험을 내던지고 원격 기술에만 몰두하는 것은 어리석고 원거리 의사소통이 진짜 상호 작용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24시간 접속 상태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선택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이런 ‘의지와 관계없는 선택’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러시코프의 주장이다.

특히 러시코프는 정체성과 신뢰에 대해서 무척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디지털 미디어 속성의 하나가 익명성인데 이를 두고 그는 “익명성의 세계로 도망가서는 안 되며 온라인에서 벌이는 말과 행동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뢰라는 부분을 두고서는 “소셜 네트워킹에서 사귄 친구들도 진짜 친구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정보를 위해 친구를 사고팔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러시코프는 현 디지털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에만 몰두한 나머지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데 무관심한 현실을 직시했다. 러시코프는 “디지털 기기의 편향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시대의 논리적인 참여자가 될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열광하기’ 이전에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코프의 대답은 분명하다. 당신이 디지털 세계를 ‘프로그래밍하지’ 못한다면 당신이 ‘프로그램당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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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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