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小說'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1.03.29 뽀떨의 이중생활
  2. 2011.03.28 시간 속으로
  3. 2011.03.25 그녀와 한 쪽 이어폰 (1)

“저와 연관된 잘못된 내용이 지금 당신네 사이트에 게재돼 있어요. 삭제해 주세요!”

아침부터 어떤 여자의 민원 전화였다. 뽀떨은 회사에서 주는 샌드위치를 씹고 있었다. 위에 보고할 필요도 없었다. 버튼을 누르자 자동으로 안내 음성이 나갔다. 음성이 나가는 사이 머스터드가 뽀떨의 바지 위로 툭 떨어졌다. 노랗다. ‘제기랄!’

“네, 고객님!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내용과 사이트 주소,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사본 등을 팩스나 e메일로 보내주세요. 확인되는 대로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늘 고객님의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당.”

그때 상사가 다급하게 들이닥쳤다. 상사의 입가에 머스터드가 묻어 있었다.

“국회에서 전화 왔다! 빨리 빨리! 해당 검색어는 물론 관련 검색어 차단조치!”

뽀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때 손에 잡고 있던 샌드위치가 기울었다. 머스터드가 뽀떨의 바지로 줄줄 흘러 내렸다. 입 언저리도 노랗게 묻었다. 머스터드는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뽀떨이 관련 검색어를 신속히 차단하고 있는 사이, 팩스로 여자가 보낸 문서가 스르륵 소리 내며 들어오고 있었다. 뽀떨은 검색어를 차단한 뒤 팩스로 들어온 그녀의 문서를 구겨 바지에 묻은 머스터드를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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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시간 속으로

600 小說 2011.03.28 14:02

꿈은 달콤했다. 하얗게 부셔지는 햇살, 푸른 파도가 그에게로 쏟아졌다. 푸른 파도가 그를 감싸 안을 때 그는 깨어났다. 아침 6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6시30분 알람은 꿈의 파도에 부셔져 흔적 없이 사라졌다. 버스 시간은 7시. 헐레벌떡 일어나 옷을 걸치고 뛰쳐나갔다. 버스는 그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다음 버스는 30분 뒤, 지각은 뻔했다.

행복한 꿈으로 버스를 놓친 그가 정류장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놓친 7시 버스는 언덕을 넘어서고 있었다. 버스 기사는 간밤의 꿈이 영 거슬렸다. 푸른 파도가 버스를 덮쳐 흔적도 없이 휩쓸려 가는 꿈이었다.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을 달리던 버스가 기우뚱거렸다. 버스 기사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브레이크는 말을 듣지 않았다. 내리막길을 질주했다.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은 급 커버. 핸들을 최대한 돌렸지만 버스는 속도를 이기지 못했다. 하필 그 시간 지나가던 반대편 자동차와 충돌했다. 그 시각, 맞은편을 달려오는 차는 거의 없었다. 버스는 충격으로 길가로 튕겨졌고 뒤집히고 말았다.

버스가 뒤집히던 시각, 정류장에서 7시30분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그는 ‘7시 버스가 조금만 늦게 왔으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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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3월의 눈이 내린다. 그녀는 강변역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사람들은 줄을 서지 않는다. 버스가 도착하면 우르르 몰려든다. 노인과 아이, 임산부와 처녀의 구분이 없다. 밀치고 거친 몸싸움을 한다. 가까스로 버스에 올랐다. 딱 하나 자리가 비었다. 쏜살같이 달려가 앉는다. 옆자리에는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 있다. 아이패드를 꺼내 영화를 보고 있다. 기웃기웃 엿보는 그녀의 눈에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라는 영화 제목이 스쳐 지나간다.

사람들을 가득 싣고 버스는 출발한다. 창밖으로 함박눈이 쏟아진다. 그녀는 창밖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창밖을 향하는 그녀의 시선은 남자를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다. 남자는 신경이 쓰이는 눈치이다. 몇 번이나 그녀를 곁눈질로 흘끔거렸다. 그녀의 시선이 계속 창밖에 머물자 남자가 어렵게 말을 꺼낸다.

"영화......같이......보시겠어요?"

남자가 한 쪽 이어폰을 그녀에게 건넨다. 그녀는 순간 당황한다. 그녀가 말한다.

"저......하비의 마지막 로맨스는 이미 봤는데요. 눈 내리는 모습이 더 좋아요."

달리는 버스 안에서 남자가 들고 있는 이어폰 한 쪽이 심하게 흔들린다. 남자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향했다. 함박눈은 함박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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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