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굴려서...

6살 우림이

털모자에 두툼한 장갑을 끼고선

심심한 거실을 박차고

설레는 마음으로 눈밭으로 달려 나간다.

내가 보기엔 거실과 별 다르지 않겠는데.

마당 한 켠

지난 번 큰 눈을 쓸어 모아 놓은 곳으로 가더니

둥글둥글 재미를 찾았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눈을 뭉치는 선명한 윤곽의 아들 얼굴 보며 묻는다.

넌 누구니?

 

 

 

눈을 굴려서(2011)

타일위에 핸드페인팅

6cmX14cm

Painted by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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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집, 하면 아이들이 떠 오른다.

마당을 혼자 독차지하고 노는 아이 생각이 깊다.

나무밑이어도 좋다

흙위에 앉아도 좋다

멀리 보이는 풍경이 다가와도 좋다

가만히 

혼자 앉아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느끼고

흘려 보내고

끝내 지금은 기억되지 않아도 좋다

언젠가는

무의식의 향연이 돼

힘들고

지칠 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꿈꾸는 소년(2012)

목판위에 oil

17cmX13cm

Painted by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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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봄---예쁜 집에서

 

예쁜 집에 예쁜 아이들이 있다.

책상과 의자가 있다.

누군가 오랫동안 앉아 사용했을 것 같은.

세월 지나 그 의자에서 움이 돋는다.

여기에 앉아 있던 아이는 어깨 쭉지에서 날개가 돋아 훨훨, 또 다른 책상위로 날아가

또 다른 모양의 의자위에서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휴식을 하고 꿈을 꾸겠다.

남겨진 책상에서 앨범을 들추고 남겨진 의자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는 어른이 있다.

그리고 아직 꾸어야 할 꿈이 조금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자 의자에서, 바닥에서 새 풀이 돋기 시작한다.

예쁜 집에서 예쁜 아이들과 같이 있는 지금 이 책상과 의자에서 나누는 행복한 일상이 영원하기를...

 

 

 

예쁜 집에서(2012)

Oil on Canvas

30cmX40cm

Painted by 이문희

 

여름---새도 앉아 쉬었다 간다

 

너른 마당, 꼭꼭 닫아 놓기 아까운 마당이 있다.

곰곰이 바라보다 의자를 들이고 파라솔을 준비해 놓았다.

향기 가득 퍼지도록 찻잔에 꽃잎도 따 넣고 달콤한 과자도 굽는다.

냉장고에 시원한 얼음도 얼리고 설레는 마음도 채워 놓았다.

아무도 발길 한 번 주지 않아도 시계는 쉬지 않고 일하는 제일 바쁜 일꾼이다.

의자 위에 새 한 마리 내려앉는다. 이 새 처럼 당신이 여기 와서 지친마음 내려놓으라고.

나도 이제 쉬어야겠다.

찻잔 하나 손에 들고...

 

 

 

새도 앉았다 쉬었다 간다(2012)

Oil on Canvas

40cmX30cm

Painted by 이문희

 

가을---의자

 

내 곁에 앉아봐!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높아지다 지쳐갈 때 들판에 나가 걸어봐

신발 벗어 놓고.

발밑에 눕는 풀들이 내 몸은 간지럽혀서 몸 속 깊이 있던 걱정들이 공처럼 튀어 올라

하나 둘, 투둑 퉁! 떨어질거야.

풀밭에 떨어진 걱정을 가만히 바라보는 거야

그때 ‘자 이리 와봐. 내게 앉아봐! ’ 의자는 내게 말을 걸어와.

의자에 실리는 내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는 걸 느껴.

햇살과 바람과 좋은 대지는 걱정을 씨앗처럼 잘 묻고 숙성 시켜서 향기론 꽃으로 피워 줄 거라는 희망의 소리가 어딘가에서 부터 날아와 냄새처럼 느껴지지.

내가 그 꽃을 볼 수 있게 되어도 저것이 걱정이었나? 알아채지도 못 할거야 아마.

 

 

 

의자(2012)

40cmX30cm

Oil on Canvas

Painted by 이문희

 

겨울---빛 비치는 마당

 

황량한 정원 구석구석에서는 지금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들썩 들썩, 쑤석쑤석 분주한 몸놀림이 있다. 있다고 알고 있다. 있다고 믿고 싶다. 있다고...

봄 되면 증명 되던걸 매년 보아 알고 있으면서도 다시는 이 마당이 생기 있게 푸르러지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차갑고 어두워지는 겨울 오후의 막연함.

나는 몸을 빨리 놀려 물감을 꺼내고 붓을 다듬으며 이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어두운 감정에 대항해 본다.

알고 있는 봄을 기대하며...

 

빛 비치는 마당(2012)

Oil on Canvas

40cmX30cm

Painted by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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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나리꽃

혼자 피어 슬프도록

농염할 때는

얼마 안 있어

장마 비 온다는 신호

혼자 놀다 지친

아이 뒷모습에

마음시린 엄마

 

 

7월, 나리꽃(2012)

목판위에 oil color

12cmX28cm

Painted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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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옆집 중학생 아이가 편지를 보내왔다

때는 이른 봄,

"이젠 씨를 뿌릴 때이다."

딱 한 문장으로 이뤄져 있던 그 편지

할아버지는 씨를 뿌렸다

아이의 편지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나

때가 되면 씨를 뿌려야 하기 때문

할아버지는

씨를 뿌리고

땅을 일구고

싹이 나왔다

아이의 편지는 그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씨를 뿌리는 그 순간,

세상은 또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지기 때문

할아버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머리속으로 알고 있는 게 아닌

가슴으로 알고 있었다

때는 이른 봄,

꽃을 가꾸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아이의 편지를 닮았다

 

 

 

꽃을 가꾸는 할아버지(2012년)

목판에 유화

17cmX13cm

Painted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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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비 오는 날 Rainy Day

 

폭포가 난다

바람이 분다

사람이 아프다

꽃들이 넘어진다

 

Rain like waterfall Flys

The wind Blows

People is Sick

Flowers Fall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동시를 썼습니다.

바람이 불고

사람이 아프다고 합니다.

나무들도 비를 맞으며

잎을 떨어트리고

꽃들도 넘어지지만

그래도

제각각의 빛을

보여줍니다.

 

 

비오는 날(2012년)

Oil on Canvas

24cmX33.5cm(4호)

Painted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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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아이는 자전거 타기를 좋아합니다

아이가 집에서 출발하면

뒤따라 백구가 땅을 힘차게 차며

따라갑니다

논과 인삼밭을 지나고

냇가를 따라 조금만 가다보면

다리가 나옵니다

아이는 그 다리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백구를 기다립니다

조용히 세워져 있는 자전거를

백구는 지켜줍니다

아이는

다리 아래로 흘러가는 시냇물과

주변의 꽃들을 어루만져 봅니다

 

 

자전거와 백구(2012)

목판에 유화

24cmX9cm

Painted by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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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책 읽는 소녀가 보입니다.

정면에서 보고

왼쪽에서 보고

오른쪽에서 보고

아무리 봐도

소녀의 모습은 조용합니다.

 

가만히 불어오는 바람은

손이 돼

책장을 넘겨주고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푸른 초록은

소녀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책읽는 소녀(2012)

14cmX10cm

목판에 유화

Painted by 이문희

 

그림(Painted by) 이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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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