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어떤 일에 앞서 예측 불가능한 비상 사태에 사전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기본적 시스템 조차 갖춰져 있지 않으면 그 사회는 제대로 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사회든, 나라든 가장 기본은 '비상시 어떤 대처를 하느냐'에 있다. 평상시에 아무리 훌륭한 조직이더라도 비상시 오합지졸이라면 그 조직은 와르르 무너지게 마련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특별한 낙하산을 보면서 우리나라 비상재난시스템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알고도 남는다. 나사는 4조원에 이르는 우주선을 만드는데 있어 무엇보다 우주비행사들의 안전부터 챙기는 안전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만큼은 배워야 한다. 

 

세월호 침몰 11일째. 구조되지 못한 이들이 아직도 100명을 넘는다. 청해진해운의 과적, 배에서 먼저 대피한 선장, 펼쳐지지 않는 구명보트, 정부의 초기대응 부재, 일관성 없는 재난대응시스템…더 이상 언급이 부끄러울 정도로 총체적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21세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차마 눈뜨고 지켜보지 못하는 이들이 한 둘 아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5일 NASA가 발표한 하나의 자료가 눈길을 끈다. 자료의 제목은 '나사가 오리온 낙하산에 대한 실험을 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는 내용이었다. 낙하산 하나 만들었거니 생각했다. 자료를 읽어 내려갈수록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과는 딴판이어서 눈길이 집중됐다.

 

미국은 전 세계 각국과 함께 차세대 유인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오리온(Orion)' 우주선이다. 오는 12월 1차 실험발사 예정에 있다. 이를 앞두고 각종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비상 낙하산'이었다. 낙하산이 제대로 펼쳐지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오리온은 인간을 우주로 보내는 가장 안전한 우주선 중 하나이다. 아무리 안전한 우주선이라 할지라도 비상사태는 늘 일어날 수 있고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발사대와 혹은 발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상사태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올 때 비상사태가 일어난다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은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고민의 시작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나사 측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비행사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오리온 낙하산'은 우주선에 이상이 감지됐을 때 1000분의 1초, 눈 깜짝 할 순간에 작동한다. 오리온에 타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은 비상시 자동으로 펼쳐지는 낙하산으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다.

 

오리온 우주선은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하는 최첨단 우주선이다. 2030년 화성에 인류를 보내는 시작점이면서 차세대 유인 우주선의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오리온에 들어가는 총 예산은 39억달러.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무려 4조원에 이른다. '4조원의 우주선'에 앞서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을 우선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오리온 낙하산의 총 책임자인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은 "우주선 발사에 있어 언제나 성공적인 발사와 임무가 이뤄지기를 원하는데 분명 알아야 할 것은 비상시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상시를 대비해 철저하게 사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미항공우주국. 안전의식은 어디에 봐도 눈꼽만큼도 없고, 대한민국 정부의 '정신 나간' 재난대응시스템…. 너무나 비교되는 이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의 현재에 슬픔과 허탈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침몰 11일째.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100명이 넘는 실종자가 그대로 있다. 돈을 위해 배를 제 멋대로 개조하고, 누가 탔는지 체크조차 하지 않고, 화물을 구겨 넣듯이 마구잡이로 싣고, 돈을 아끼기 위해 계약직 직원만 쓰고, 배가 눈앞에서 가라앉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속수무책인 대한민국 정부…. 대한민국의 안전시스템은 완전히 실종됐다. 실종된 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해 본다. 생존자와 희생자들, 그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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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I MISS YOU)

-세월호 생존자·실종자·희생자를 기억하며

 

힘들고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만히 손 내밀던 너희들

 

"아빠! 엄마!"하며
말없이 안아만 주던
너희들

선생님의 맑은 미소도
너희들의 밝은 웃음도
이젠 보이지 않는구나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용서를
빌어도 빌어도
가슴만 먹먹하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용서하지 말거라"
"용서하지 말거라"


선생님의 미소와
너희들의 웃음을
앗아간
세상에 분노할 것이다

 

"기다릴 것이다"
"기다릴 것이다"

모든 실종자가 돌아올 때까지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루듯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엄마! 아빠!"
늘 듣던 그 소리가 이 밤
미치도록 그립구나

 

http://youtu.be/RKyyfPJ0d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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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원인 제공자 엄중 처벌…부실한 재난대응시스템 책임도 물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대한민국이 침통하다. 어이없다. 과학적이지 않다. 비통하고 비참함 그 자체이다.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실종자들이 하나, 둘 싸늘한 죽음으로 발견되고 있다. 분초를 다투는 구조작업에서 현실적 한계만을 언급하면서 구조 활동이 지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세월호 침몰 사건은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과 재난대응시스템의 허술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사고와 재난대응시스템에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사고 원인에 책임 있는 관계자는 물론 재난대응시스템에서 허술한 대처를 보인 정부 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총체적 인재, 너무나 비과학적인 대한민국=500여명에 가까운 승객과 화물을 실은 세월호가 조타(방향을 바꾸는 것) 한 번 잘못했다고 뒤집혀 졌다면 어디 그것이 배일까 싶다. 배의 기본은 복원력이다. 한쪽으로 기울게 되면 오뚝이처럼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과학적 상식이다. 해당 지역이 빠른 조류로 악명이 높은 맹골수도라 하더라도 6825톤급 배가 뒤집혀 질 지경까지 사전 관리감독은 없었던 셈이다.

 

악명 높은 맹골수도를 항해하는데 선장은 침실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쉬고 있었고 한 번도 그 지역을 운항해 본 경험이 없는 3등 항해사가 그곳을 지휘했다니 이 또한 어처구니없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도입한 뒤 객실을 넓히고 화물을 더 많이 싣기 위해 증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복원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무게중심이 상당 부분 상승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가 기우는데 실은 화물이 한 쪽으로 몰렸기 때문에 기우는 정도는 더욱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10시간 넘게 인천에서 제주도까지 거친 바다를 항해해야 하는 배인 만큼 화물이 비상사태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단단히 묶는 일은 상식이다. 배가 기울어지면서 화물과 자동차들이 한 쪽으로 쏠렸다면 이는 가장 상식적인 사전 준비마저 무시됐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선장과 승조원들은 배가 뒤집어 지고 침몰하기 시작하자 승객들에게는 "배에 그대로 있으라"고 안내방송한 뒤에 자신들은 정작 배를 빠져 나왔다. 세월호는 6800톤급에 길이 146m, 폭 22m다. 승객들이 타는 곳은 3~5층이었다. 만약 배가 90도로 기울었다면 한쪽 구석 객실에 앉아있던 승객의 경우 22m의 낭떠러지 위, 아니면 아래쪽에 있게 되는 셈이다. 아래쪽에 있는 승객들은 배가 기울면서 각종 짐들이 떨어지면서 타박상 등 일차적으로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갑자기 수평이던 객실이 22m의 수직 낭떠러지가 돼 버린다면 성인들이라도 오르기 쉽지 않다. 하물며 고등학생 2학년 학생들이 그곳을 빠져 나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선장이나 승조원들이 배에 남아 객실에 머물러 있던 승객들에게 비상 안내와 대피하는 방법을 알려줘도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험한 상황에서 선장과 승조원들이 모두 빠져 나가고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승객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을 가능성이 높다.

 

배를 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여객선은 상당히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다. 미로와 다르지 않다. 자신이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딘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여객선은 배가 출항하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상에서 선장의 지휘아래 비상대피 훈련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비상훈련을 하는 것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비상사태에 어떤 경로로 어떻게 탈출해야 할 것인지를 미리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다. 총체적 인재로 밝혀진 상황에서 세월호에서 과연 이런 비상대피 훈련이 실시됐는지도 의문이다.

 

비상식적이고 과학적이지 않은 일들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5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꼬박 반나절을 타고 가는 배에 누가 탔는지, 몇 명이 승선했는지도 기본조차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니 도대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비과학적인 재난대응시스템=사고가 일어난 뒤 정부가 가동했던 재난대응시스템은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다. 눈앞에서 배가 침몰하면서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재난대응시스템을 두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구조하기 위해 투입된 배, 헬기, 구조대원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실제로 이들이 가라앉아 있는 배에 접근해 생존자들을 얼마나 빠르게 구조해 내는지 과학적 방법을 고민했어야 했다.

 

배안에 수 백 명의 목숨이 그대로 가라앉고 있는데도 '조류가 심하다' '잠수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첨단 장비를 실은 구조선이 도착해야 한다' 는 등 구조당국은 현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민간의 최첨단 장비를 왜 공수해 오지 못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오랫동안 잠수하고 면밀히 수색하기 위해 최첨단 장비가 필요했다면 민간업체의 장비를 헬기나 또는 기타 방법으로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분초를 다투는 싸움에서 재내대응시스템의 기본은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당국은 장비와 빠른 조류 등 어려운 상황만 강조한 채 '현장 접근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수중 선박 구조 전문가로 알려진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 대표는 민간의 뛰어난 기술·장비를 잘 활용하지 못해 실종자 구조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해경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해경의 한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해경이 민간업체의 장비·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수색하고 있는 중앙 입구에서 10~20m만 진입하면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는데 3~4일이 지나도록 해경은 진입조차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인 것 아니냐"라며 "정부에서 동원령이 떨어져야 다이빙 벨(잠수부를 수면에서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데 사용하는 소형 잠수기구) 같은 장비를 준비 할 텐데 아직 까지 해경은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인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이 대표는 "현재도 민간인 잠수부가 작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스템이나 명령 계통, 장비 준비 계통 등이 현실적이지 않아 성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해상 재난대응 시스템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사전 안전 점검은 물론 기본적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은 허술한 배를 띄우고, 배가 기울고 있는데 선장과 승조원들은 먼저 도망가고, 사고가 난 이후 현실적 한계만을 강조한 채 침몰하고 있는 배를 지켜만 봐야 하는 대한민국은 이번 사건으로 비통함과 비참함만 남았다. 언제까지 이런 참담한 경험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 원인 제공자는 물론 재난대응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정부 관계자 등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온통 '이해할 수 없고 할 말을 잃는' 상황만 계속되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의 소중한, 꽃다운 나이의 어린 학생들은 목숨을 잃고 아직 실종상태여서 슬픔은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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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세종시에서 주중을 마치고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 세종청사 부처 출입기자로 있으면서 나에게는 몇 가지 생활의 변화가 일어났다. 주중은 세종시에서, 주말은 여주에 있는 집에서. 이른바 주말 가족이 된 셈이다.

 

또 한 가지. 매주 금요일 집으로 올라갈 때마다 주변의 볼거리를 찾아 잠시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이번 주에는 세종시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여주로 올라가는 길에 '운보의 집'으로 향했다. 우리가 스쳐 지났을, 혹은 한 번은 가 본적 있는 듯한 '기시감(旣視感 이미 본 적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풍경)'이 느껴지는 공간들이 있다. 

 

3일 오후 세종시 첫마을에서 출발해 충북 청원군 내수읍으로 방향을 잡았다. 세종시에서 오송역을 거쳐 지나는 길이었다. 세종청사를 지나 오송역으로 가는 넓은 도로는 아직 차들이 많지 않다. 언젠가는 교통체증으로 시달릴지 모르겠는데 아직은 여유가 있다. 여유 정도가 아니라 나 혼자 뻥 뚫린 도로를 달리고 있다. 거칠 게 없다.  그렇게 신나게 50분의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운보(雲甫)의 집'이었다.   

 

 

 

 

 

 

 

 

 

 

 

조용한 한옥…운보의 집

 

이곳 내수읍에 운보 김기창 화백이 자리 잡은 때는 1984년이었다. 1976년 부인 박래현 화백과 사별한 이후였다. 청원군 내수읍 '운보의 집'이 위치한 곳은 진명여학교를 졸업하고 학교 선생까지 지낸 '신여성', 김기창 화백의 어머니 고향이다. 운보는 이후 삶이 끝날 때까지 이곳 한옥에서 작업을 하면서 정원을 가꾸고, 조용한 삶을 살았다.

 

운보의 집에 도착하자 입구에 매표소가 있었다. 매표소 옆 주차장에 차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금요일 오후여서 관람객들이 많지 않은 것인지. 성인 한 명당 4000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매표소를 지나면 운보가 살았던 집이 먼저 나타난다. 전통 한옥으로 안채와 행랑채, 정자와 돌담, 넒은 정원을 갖췄다. 동양의 미를 볼 수 있는 집이었다. 특히 곳곳에 적게는 100년, 많게는 400년을 넘은 분재가 가득해 눈길을 끌었다. 큰 모과나무에서는 분홍빛 꽃망울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중 곰솔(해송)의 자태가 아름다워 보였다. 적당히 휘어지고, 봄을 맞아 싱그러운 잎들이 막 자라나고 있었다. 지나가던 낯선 관람객 두 명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 관람객이 "분재를 보면 나는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저 봐, 화분 속에 뿌리가 자라지 못하도록 철사로 꽁꽁 묶어 놓고, 키도 자리지 못하고…"라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자태는 아름다워 보였는데, 역시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운보는 친일파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본화부 추천작가는 물론 전쟁이 한창이던 때 각종 친일매체에 삽화를 그려 친일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삽화에는 전쟁에 참가하는 병사들의 충성이 그려졌고, 조선 청년 징병제를 적극 알리는 삽화도 있었다.

 

이런 배경으로 해방이후 미술계 중심으로 잠시 배제됐지만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면서 뒤집어 져 화단의 중심에 섰고 그 중심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운보는 8세 때 장티푸스에 걸려 고열로 후천적으로 청각을 잃었다. '운보의 집'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운보 미술관'이 나타난다. 이곳에 운보 자신이 직접 적은 글이 있다. 운보는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당당하게 살아왔다. 늙어갈수록 조용한 속에서 내 예술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에게 '귀가 들리지 않은 것'은 그의 말대로 불행만은 아니었지 싶다. 새삼 참담하고 암울했던 우리의 역사 속에서 운보의 '잃어버린 청각'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태양을 먹은 새'와 세종대왕의 초상

 

운보의 그림세계는 '운보 미술관'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수십 개의 그림이 순서대로 미술관에 전시돼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엽서 10개크기(10호)의 작은 그림에서부터 500호가 넘는 대작까지 다양했다.


그중 운보의 대표적 작품은 '태양을 먹은 새'이다. 강렬한 느낌의 이 그림은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집중된 점을 새로 표현했다. 붉은 기운이 꿈틀거리고 새의 날개 짓이 비상하려는 순간을 잡았다. 단순한 색채로 이처럼 강렬한 인상의 이미지를 던져주는 일은 드물 것이다.

 

'군마도'는 여섯 마리의 말이 울부짖으며 힘차게 세상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을 담았다. 비단에 수묵채색으로 이뤄진 '군마도'는 탄탄한 말들의 근육과 지금이라도 화폭을 박차고 나올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부엉이'와 '초저녁'이란 두 작품에는 금슬 좋은,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어울리는 한 쌍의 부엉이가 가만히 앉아 있다. 나무 위에서, 소나무 사이로 넘나드는 부엉이 한 쌍의 모습이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 하는 여유를 던져준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 시대의 대작은 '1만원권 세종대왕'이다. 운보는 1975년 한국은행의 요청으로 1만원권 지폐에 들어갈 세종대왕 초상을 그리게 된다. 그 그림이 지금도 우리가 주고받는 1만원권 지폐에 들어있다. 운보의 그림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머니 속에, 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셈이다.  

 

운보는 갔지만 여전히 그의 그림 세계는 현실에 남아 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잘된 것과 잘못된 것,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그만큼 그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갔기 때문일 것이다. '운보의 집'은 우리의 유산 중 하나이다. 그의 삶은 포장될 필요도 없고, 보태질 이유도 없다.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운보 미술관' 한 귀퉁이에 있는 방명록에다 이렇게 적었다. "나무가 예술입니다." "힐링하고 갑니다." "아릅답습니다."라고. 관람하는 이들의 느낌은 모두 다를 것이다. 그 다름조차 이 곳 '운보의 집'에는 누구하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 '느낌의 자유'가 허락되는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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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나는 내 젊음을 어디에선가 잃어 버렸답니다."

 

오늘 김산과 신채오가 보고 싶다.

모두들 부적을 가지면 세상이 그 사람처럼 될 것이란

이 심각한 착각에서 현실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 젊음을 어디에서 잃어 버렸는 지도 모르는 이 지독한 현실.

언젠가는 알 수 있겠지?

그 믿음만 간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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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자가용 없이 하루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면 연간 31만3000원의 비용 절약은 물론 휘발유 184ℓ를 아낄 수 있다. 오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1일 차없이 출근하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환경부는 18일부터 24일까지 기후변화주간을 선포하고 '함께해서 행복한 녹색생활 내가 먼저!'라는 모토로 참여형 행사를 개최한다.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이다.

 

하루 차없이 출근하기=기후변화주간 첫날인 18일에는 온실가스 저감과 비용 절약의 효과가 탁월한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관공서와 그린스타트 참여단체, 업무협약(MOU) 체결 기업 등을 중심으로 '1일 차 없이 출근하기' 캠페인을 전개한다.

주 1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승용차 이용 대비 연간 31만3000원의 비용 절약은 물론 휘발유 184ℓ 절감이 가능하다. 승용차로 출근할 때마다 걷는 것도 많아 건강에도 좋고 녹색생활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그린톡톡 콘서트=19일에는 개그우먼 곽현화의 사회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그린톡톡(Talk Talk) 콘서트'를 진행한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 '남극의 눈물' 김재영 PD 등 환경 관련 전문가 3인을 연사로 초청해 기후변화에 관한 주제발표 후 대학생과의 토론을 실시할 계획이다.

 

20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학생 및 시민 약 2000여명이 동시에 4개 구간, 약 5㎞ 코스를 걷는 '지구를 위한 한걸음! 한마음 걷기 대회'를 개최한다. 22일에는 쿨맵시 실천으로 건강 유지와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줄이기에 함께하자는 '쿨맵시 게릴라 퍼포먼스'가 서울시내 유동인구 밀집지역에서 열린다. 저탄소 사회 구현을 위해 제5회 기후변화주간에는 환경부뿐만 아니라 광역 및 기초 지자체, 그린스타트 지역네트워크, 유역(지방)환경청의 주관으로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개최되는 행사에 대한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그린스타트 홈페이지(www.greenstart.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 당면 과제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실천"이라며"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이 녹색생활 양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녹색생활실천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지구의 날'은 지난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4월 22일 미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과 하버드대 재학생 데니스 헤이즈를 중심으로 첫 기념행사 개최 이후 민간 중심으로 전 인류에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동참을 이끄는 운동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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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국내 최초로 전문 악취분석실이 구축되고 운영에 들어간다. 악취를 제대로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사장 박승환)은 11일 국내 최초로 악취물질을 분석하기 위한 전문 악취분석실을 구축하고 악취 민원과 분석 업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악취 개선을 통해 대국민 환경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2011년 개정된 '악취방지법'에 지정된 악취기술진단 실시 전담기관인 환경공단 내 악취관리센터에 신설됐다.

 

환경공단은 2012년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전문 악취분석실을 구축하고 지난 3개월동안 예비 가동을 거쳐 11일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악취분석실의 분석대상은 복합악취물질 1종과 암모니아,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 지정악취물질 22종이다. 석·박사급 전문 인력과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악취분석업무를 전담해 수행한다.
 
악취분석실은 약 580㎡ 규모로 기기분석실, 전처리실, 공기희석관능실, 데이터분석실 등 분야별 전문 분석실을 통해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국 단위 서비스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 악취분석실을 포함한 악취관리센터를 대전에 있는 환경공단 충청지역본부에 설치하고 악취기술진단과 악취기술지원 사업에 대한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악취분석은 공공환경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지자체가 공공하수처리시설, 가축분뇨·폐수종말처리시설 등 공공환경시설 대상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직접 신청할 수 있다. 환경공단의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영세사업장이나 중소업체, 공단 검사진단처에서 진단하는 연간 30개 이내의 '폐기물관리법'과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해당하는 소각 및 음식물 처리시설 중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악취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악취분석실에 의뢰한 경우 무료로 지원한다.

 

박승환 이사장은 "악취 문제는 국민 생활환경개선에 있어 소음과 함께 필수적인 사항"이라며 "국내 최초의 전문 악취분석실 구축을 통해 토대가 마련된 만큼 세계 최고의 악취분석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공단은 지난 2011년 개정된 '악취방지법' 시행에 따라 2012년부터 총 1018개 공공환경시설에 대한 악취기술진단과 측정분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공하수처리시설, 가축분뇨·폐수종말처리시설 등 공공환경시설 대상사업장은  '악취방지법' 시행에 따라 5년마다 의무적으로 악취배출시설에 대한 기술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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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여주군청의 시대착오적 교육 정책
'HUMART' 설명회, 학부모들 반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경기도 여주군이 여주시로 승격되면서 교육정책은 '시대를 역행하는 곳'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학부모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여주교육지원청은 지난 5일 '휴마트(Humart)로 함께하는 여주혁신교육 설명회'를 초·중·고등학교 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여주군청은 연차별 지원계획을 내놓았다. 초·중·고등학교 연차별 지원계획을 보면 1차년도 지원 총 규모는 29억5300만원이다. 이중 읍지역 고등학교에 18억8600만원, 면지역 고등학교에 7억600만원이 지급된다. 전체 예산 지원의 63%가 읍지역 고등학교에 집중된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김춘석 여주군수는 "여주군이 여주시로 승격되면서 읍지역 고등학교의 경우 농어촌특별전형에서 제외돼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고 지적한 뒤 "이를 보전하기 위해 읍지역 고등학교에 예산 지원을 많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읍지역과 면지역 고등학교의 예산 지원 형평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면서 "면지역 학생들은 학생도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학부모들은 교육정책이 획일성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읍지역 고등학교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다른 지역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한 학부모는 설명회 자리에서 "그렇다면 아이들을 모두 읍지역 고등학교로 전학 시키라는 것이냐"고 강하게 항의했고 이에 대해 김 군수는 "군이 시로 승격되면서 농어촌특별전형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읍지역 학교에 우선적으로 지원 규모를 늘리게 된 것"이라는 설명만 늘어놓았다.

 

1차년도 지원계획 뿐만 아니라 2차년도 지원계획에도 읍지역 고등학교는 16억7700만원이 지원되는 반면 면지역 고등학교는 7억600만원에 불과하다. 시로 승격된 이후 2년 동안 읍지역 고등학교에 교육 예산이 집중되는 셈이다.

 

HUMART의 H는 'Humanity(인간성)', U는 'Unity(통합)', M은 'Master(장인)', A는 'Action(실천)', R은 'Respect(존경)', T는 'Thinking(생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 학교의 학부모회 임원은 "여주군의 교육정책은 입시중심으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이른바 좋은 고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라는 시대착오적인 행정"이라고 지적한 뒤 "다양성과 창의성, 인성교육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에서는 그저 구호에 불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하는데 여주군청의 지원계획을 보면 '행복은 성적순'이라는 말을 보여주고 있다며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HUMART라는 구호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싸맸겠느냐"며 "인간성, 통합, 장인, 실천, 존경, 생각의 의미를 담고 있는 HUMART의 이름을 만드는 만큼이나 아이들을 생각했다면 이런 정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이번 지원계획을 보면 HUMART 이름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여주군은 현재 ▲유치원 35 ▲초등학교 23 ▲중학교 13 ▲고등학교 9개교 등 80개 학교에 학생 수는 총 1만5026명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월26일 국무회의를 열어 여주군을 시로 승격시키는 '여주시 도농복합형태의 시 설치법'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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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첫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수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경제협력을 통한 서비스업의 해외진출,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한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출범한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들 주요국들은 한 목소리로 재정건전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부분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등은 재정건전화를 위해 ▲부자증세 ▲소비세율 인상 등으로 세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출과 세입의 균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갈수록 세출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각국들은 처해 있다. 안정적 세입이 기본이 될 때 재정건전성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공약실천 135조원 확보 등 써야 할 돈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증세는 없다”고 못박았다. 들어올 곳은 정해져 있는데 세출이 커지다 보니 적자 재정이 불가피한 셈이다. 미국과 중국 등이 부자증세 등으로 세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현오석 부총리는 4월중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경 규모는 부족한 세입 12조원에 경기부양을 위한 5조원 등 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17조원은 국채로 조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라빚으로 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의 구조조정 등을 통해 세출과 세입을 맞춰보겠다고 기획재정부가 나섰는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물론 야당과 전문가들은 “증세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에서 발간하는 ‘나라경제’ 4월호 인터뷰에서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전 부총리는 "지금 우리 조세부담률이 19% 수준이고 국민부담률은 25% 수준“이라고 설명한 뒤 ”10년 정도 시간을 갖고 조세부담률을 22~23%까지, 국민부담률은 27~28%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주요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조하면서 ‘부자 증세’ ‘소비세율 인상’ 등을 강조한 박근혜 정부가 ‘증세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 아니면 부자증세 등으로 방향을 선회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21일 오마바 집권 2기가 출범했고 중국은 3월5일 시진핑 등 5세대 지도부가 집권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아베 내각이 출발했고 프랑스는 지난해 5월 올랑드 대통령 정부가 닻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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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힘들다. 한반도는 개성공단 폐쇄까지 이야기되면서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경기는 어렵고, 정부의 올해 재정은 구멍이 날 위험에 처해 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은 ‘희망의 새 시대’이다. 이어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4대 국정기조로 설정했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이 직접 브리핑한 내용이다. 그러면서 김행 대변인은 '박근혜정부'를 표현할 때 띄어쓰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박근혜정부(X)는 틀렸고 박근혜정부(O)'가 맞다는 것이다. 이어 김 대변인은 "국립국어원에 감수를 받았다. 박근혜정부는 고유명사다. 띄어쓰지말고 붙여써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들어가 봤다. 많은 부분이 박근혜정부로 돼 있다. 그런데 여전히 청와대 스스로도 '박근혜 정부'라고 띄어쓴 곳이 있다. 지금 띄어쓰기와 붙여쓰기가 그렇게 중요한 걸까. 그것도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대변인이 "띄어쓰지 마시오"라고 말하는 것이...

 

'희망의 새 시대'는 지난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달 동안 헛돌았다. 정부조직개편은 계속 미뤄졌고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사퇴했다. 김종훈 전 미래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최근의 한만수 공정거래위원회 후보자까지 7명이 스스로 물러났다.

 

철저한 인사검증없이 들이댄 인사원칙으로 한 달 동안 제자리를 잡지 못했고 이런 혼란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왔다. 가뜩이나 힘든 마당에 지금 '박근혜정부'를 띄어쓰지 말라고 대변인은 말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받아쓰기'라도 시키고 싶은 것일까.

 

기획재정부의 올해 경기 전망은 말 그대로 충격이다. 올해 성장률을 지난 해 연말 전망치보다 0.7% 하락한 2.3%로 잡았다. 7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회복 기미가 안 보인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7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두 국채발행으로 조달된다. 나라를 보증으로 삼아 빚을 내겠다는 것이다.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가계빚은 계속 증가하고. 월급은 오르지 않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이 위태한 상황 속에 청와대는 '박근혜정부'를 띄어쓰지 말라고 국민에게 주문했다. 국립국어원에 감수까지 받았다니 대단한 일이다. 수능시험에까지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말이 앞선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다 좋다. 이 얼마나 멋드러진 말인가. 4대 국정기조는 '띄어쓰든' '붙여쓰든' 중요하지 않다. 실천이 앞서야 한다. 취임 한달이 지났을 뿐인데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근혜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중요하지 않다.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 그런 것 까지 국민에게 주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청와대 스스로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띄어쓰기를 주문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박근혜정부에 기대를 하고 믿어주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민이 믿어준다면 '박근혜정부'이든 '박근혜 정부'이든 '정부 박근혜'이든 '정부박근혜'이든 다 알아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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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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