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조각상 Prayer

 

여인 조각상이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나님께 간절히

무엇을 기도했든지간에

기도 내용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A woman Statue

is praying

No matter what She prays earnestly to God

I hope

the pray will be

come true

 

 

초등학교 3학년 정우림의 동시를 엮어 전자책으로 내놓습니다. 여주군 산북면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림이는 동시 적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일기장에 여러 가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길은 신비롭습니다. 어른들이 바라보지 못하는 세계와 순수함을 가지고 있죠. 우림이 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들의 시선 또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그래서 우리들이 지나온 과거를 떠올리게도 하고, 무척이나 큰 위로를 전달받습니다. 그 위로가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든든한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죠.

 

여러분들의 아이는 어떻습니까.

 

무한 경쟁 시대로 치닫고 있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지나친 경쟁심만 심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림이의 동시를 보면서 아빠의 생각도 함께 적습니다. 우림이의 동시를 부족한 것이지만 영어로도 번역해 봤습니다. 그림을 전공한 엄마는 우림이의 동시와 관련된 삽화를 그려 넣었습니다. 아이가 적고, 아빠가 나름대로 해석하고, 엄마가 그린 동시로 잠시 잠깐 여러분들에게 조그마한 위로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지은이 정우림

 

여주군 산북면 상품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산북작은도서관을 좋아하고, 주말이면 아빠와 미니축구장에서 신나게 축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끔씩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혼자 뛰어서 학교를 갑니다. 우림이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으로는 <짱구는 못말려>와 <썬더일레븐>입니다.

 

목차

序詩 기도하는 조각상 Prayer

1. 시간 time

2. 비 오는 날 Rainy Day

3. 한약방 가는 날 Day to go Hospital

4. 하루 24 hour Day

4-1. 이 세계를 걸어보고 싶다 I wanna walk all of the world

5. 피곤해 I'm tired

5-1. 공부 Study is Boring

6. 자연의 신비 Mystery of Nature

6-1. 바닷가 Seaside

7.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 Best present in the world

8. 어떨 땐 욕하고 싶다 I wanna call my friend names

8-1. 운동장 Ground

9. 학교에 뛰어간 일 Something special Day to go to school by

10. 김장-1 Kimchi-making season-1

10-1. 김장-2 Kimchi-making season-2

11 야옹야옹 고양이 Meow Meow Cat

12. 글씨 Letters

13. 축구 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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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800년 전 빛이 있으라
빛이 있었다
지금 달리는 기차 안에서
그 빛을 본다
지금 빛이 있으라
빛이 생겼다
800년 뒤
달리는 기차 안에서
빛을 볼 것이다
800년 전 북극성 빛을 본 사람은
지금 여기 없다
지난 날들의 기억을 남긴 채
지금 빛나는 빛을
우리는 볼 수 없다
현재의 날들을 새길 뿐
북극성 빛은 있으라
계속 만들어질 것이고
나는 북극성의 지난 날과 현재와 미래를
기억한다
빛이여
영원히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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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제목만 보면 어떤 내용을 말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소설이 있다. <태백산맥> <한강> <지리산> 등 대하소설이 여기에 속한다. 그런가 하면 소설 내용을 읽어야지만 그제야 소설 제목이 이해되는 경우도 많다.

 

김연수의 <인구가 나다>는 후자에 속한다. 제목만 봐서는 도대체 무슨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지 가늠할 수 없다. ‘인구(人口, Population)가 나다(生,태어나다)’는 뜻인지, 또 다른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바이올린 제작자인 은수, 은수의 옛 연인이었던 혜진, 가칭 중학생 천재 바이올린니스트 정구.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우연의 집합체’라고 요약된다. 김연수의 <인구가 나다>는 이런 소설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소설의 내용은 간단하다. 바이올린 제작자, 은수가 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바이올린 제작공부를 했다. 그리고 귀국한 뒤 지금은 국내에서 바이올린 제작을 한다. 어느 날, 중학생 인구가 은수의 작업실로 찾아온다. 정인구는 “낙원상가에 바이올린을 팔려고 왔는데, 바이올린을 보여줬더니 이곳으로 가라고 했다”며 바이올린을 내놓는다.

 

중학생이 내놓는 바이올린은 은수가 오래 전 직접 만든 바이올린이었다. 못 알아볼 일이 전혀 없다. 그것도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바이올린을 우연히 이탈리아를 방문한 혜진에게 현장에서 직접 낭만적으로 선물했던 것. 그 바이올린이 지금 얼굴도 모르는 중학생의 손에 쥐어져 있다. 어떻게 된 일?

 

인구의 아버지는 택시운전사였다. 택시운전사인 아버지는 아들의 바이올린 실력을 최면 걸리듯 일찍 감지하고 그를 교육시키다. 없는 살림에. 심지어 아버지는 이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후원회에 가입하기 까지. 애틋한 부정이다. 중학생 아들도 재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인구가 대성하기 전에, 대학도 들어가지 전에 아버지는 폐암에 걸린다. 그것도 말기. 치료 불가능.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다.

 

중학생 아들은 참담하다. 이제 바이올린을 계속 공부할 방법이 없다. 값비싼 수제 바이올린은 말할 것 없는 것은 물론 먹고 살 일이 걱정이다.

 

윤회하는 바이올린의 정체

 

그런데 인구가 값비싼 수제 바이올린을 들고 지금 은수 앞에 서 있다. 이런 우연이. 은수는 “네가 이 바이올린을 가지게 된 사연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값을 충분히 치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구는 묵묵부답. 계속 다그치는 은수에게 침을 뱉고 도망가 버린다.

 

은수는 인구가 자신을 ‘천재 바이올린니스트 정인구’라고 소개했던 기억을 되살려 근처 친구에게 물어본다. 그렇게 시작된 정인구에 대한 검색은 마침내 한 다큐멘터리에 소개된 동영상을 찾기에 이른다. 정인구가 자신의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아버지를 위한 마지막 바이올린 연주회를 했고, 이것이 화제가 돼 방송에 출연하면서 전국 병원을 돌며 ‘희망 연주회’를 했다는 것.

 

방송을 통해 연주하는 정인구의 바이올린 실력은 은수가 보기에 영, “아니올시다”. 기계적으로 연주방법만 알 뿐 바이올린의 깊은 울림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그렇게 해당 동영상을 봤지만 가장 궁금한 것, “혜진이 가지고 있어야 할 이 바이올린이 어떻게 정인구에게?”라는 점.

 

은수는 답답하지만 정인구가 다시 찾아오지 않는 이상, 잊어버리기로. 그때 갑자기 해당 동영상이 머리에 다시 섬광처럼 떠오른 것은 왜? 은수는 동영상을 다시 플레이. 그러다 한 장면에서 모든 것이 멈추는 듯 한 충격에 휩싸인다. 인구의 바이올린 연주도, 인구의 바이올린 연주를 보면서 마지막 눈물을 머금는 인구 아버지의 애잔한 모습도 아닌, 바로 그 많은 환자들 중에 푸른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에 앉아 있던 혜진을 보았던 것.

 

이탈리아에서의-공포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보다는 곁에 있는 혜진을 어떻게 할 까 봐 손잡이를 스스로 꼭 잡을 수밖에 없었던-짧은 만남 이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그녀의 모습을 보았던 것.

 

결론적으로 바이올린의 행방은 ‘은수→혜진→인구 아버지→인구→은수’로 윤회됐다는 것. 인구가 연주했던 그 병동은 이제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공간. 혜진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

 

김연수는 인구(Population)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 같다. 최근 펴낸 장편소설 <원더보이>에서도 인구((Population)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느 날 초능력을 가지게 된 김정훈은 정보부에 의해 같이 일할 것을 강요당한다. 하지만 김정훈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협박하는 정보부 권 대령에게 “여기서 일하는 것보다는 인구(Population)를 늘리는 것으로 국가에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인구가 나다>와 다른 의미인 ‘인구가 나다(Population is born)’이지만...요즈음 김연수는 출산 기피 현상에 일종의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인구를 늘리는 방법으로 국가에 보답하겠습니다’는 말을 이토록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을 듯하다~~. 또 <원더보이>에서는 수많은 별들의 개수, 무한반복하는 원주율의 소수점 이하 자리, 지구의 인구가 얼마나 많이 태어났는지 등 숫자들의 향연이 끝없이 펼쳐진다.

 

다음에는 <원더보이> 내용을 살펴봐야 겠다. 난 그래도 두 명의 아이를 낳았으니 충분히 원더보이>를 읽을 만한 자격이 되지 않을까. 이 시대 아이들은 정말 모두들 ‘원더보이’지 않은가.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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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매발톱을 보면 그때가 기억난다  

매발톱 꽃을 볼 때마다 그곳이 생각난다. 서울 생활을 접고 청주의 한 폐교로 떠난 이들. 그들은 아이가 둘 있는 부부였다. 부부는 그곳에서 폐교를 1년 임대해 체험학습장으로 만들었다. 부부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이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산골 깊숙이 자리 잡은 그곳에 아이들은 자주 찾아오지 않았고 부부는 힘겨운 날들을 보냈다. 부부와 인연이 있던 아내와 함께 몇 년 전에 그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때는 5월 중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들어서는 입구-예전에는 아이들이 뛰놀았을 운동장이었던-에 온갖 야생화가 피어있었다. 그 중 매발톱 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던 곳. 눈길을 잡아끌었다.

 

그때 부부는 현실에 지쳐 있었다.

 

“매발톱의 꽃말이 ‘우둔’ ‘근심’이랍니다. ‘승리’를 뜻하기도 하죠. 매발톱을 볼 때마다 아직 우리는 너무 우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을 벗하며 사는 것이 현실에서는 우둔하고, 초라해 보이니까요. 하지만 실망하지는 않을 작정입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일도 아니니까. 이 매발톱을 볼 때마다 자연과 함께 있다는 행복이 밀려드니까요.”

 

부부는 그렇게 말했다. 몇 년 동안 그곳을 찾아보지 못했다. 부부는 아마도 올해도 매발톱꽃을 보면서 ‘다짐’하고 있을 것이다. ‘근심’이 아닌 ‘승리의 다짐’을…. 나에게 매발톱은 부부의 그때 말처럼 ‘봄이 되면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힘찬 기상을 느끼게 해 주는’ 존재이다.

 

 

꽃잔디의 고향은 초등학교였다

  지금은 꽃잔디가 우리 집 곳곳에 안착해 아름답게 피어있지만 사실, 이 꽃잔디의 역사를 말하면 조금은 민망하다. 몇 해 전, 봄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던 날, 아마도 일요일이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를 갔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같이 뛰어놀 생각이었다. 그때 갑자기 나와 아내의 눈길에 빠르게 고정되는 물체가 있었다. 학교 담장 밑, 바위틈에 너무나 밝은 분홍빛을 내고 있던 존재. 꽃잔디였다.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주기라도 하듯, 꽃잔디는 단단히 한곳으로 뭉쳐 힘센 응집력을 보여 주었다. 아내와 나는 순간, 주위를 살폈고 그중 가장 응집력이 강한 꽃잔디 중에서 한 움큼을 캐냈다.―여기서 솔직히 말하지만 정말 한 움큼이었다.

 

자신의 친구들이 떠나가는 것이 아쉬운 듯, 뿌리 째 연결돼 있던 꽃잔디는 쉽게 움큼을 내주지 않았다. 어렵게 손아귀에 쥐어질 만큼 꽃잔디를 옮겨와 심은 것이 5년 전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꽃잔디가 지금은 우리 집 곳곳에, 강한 응집력을 보이면서 자라고 있다.

 

“너희들의 고향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 다녔던 초등학교란다.”

 

가끔씩 그들에게 가만히 속삭여 준다. 꽃잔디의 아름다움은 역시나 바위틈에 있다. 그곳에서 바위와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자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금낭화의 소리를 들어보았는가

금낭화는 무척 키가 큰 식물이다. 수많은 소리를 달고 태어난다. 그것도 분홍빛 소리이다. 혼자서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친구와 더불어 내는 습성이 있다. 어느 순간에는 벌새가 다녀가고, 또 어느 때는 나비가 같이 노래하고, 심지어 작은 새도 금낭화와 같이 봄날의 온갖 소리를 합창한다.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저녁노을이 질 때 고즈넉한 소리를 내면서 살랑살랑 고개를 흔든다. 그들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의 흐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우리 집 금낭화는 작은 연못 근처에서 자라고 있다. 금낭화가 말을 한다면 이렇게 속삭이지 않을까.

 

“아침엔 이슬과 함께 노래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빗줄기가 가만히 내 깃을 흘러가면서 맑은 소리가 나죠. 벌새라도 오는 날이면 긴장됩니다. 그가 내 몸을 빨아들이는 바람에 흥분까지 한답니다. 흥분되는 소리죠. 나비가 찾아오는 날은 간지러운 소리가 납니다. 친구들과 내는 소리도 좋지만 조용히 아침 햇살 받고, 저녁노을 질 때 스스로 내는 소리가 가장 좋답니다.”

 

 

기다림의 미덕을 가르쳐 준 튤립

 

튤립은 올해 처음 꽃을 피웠다. 지난해 꽃시장에서 사 왔다. 곧바로 심었지만 꽃대가 올라오다 갑자기 멈춰버렸다. 꽃은 피지 못했고, 사라짐을 선택해 버렸다. 올해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던, 기다림의 미덕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물론 빨강, 노랑, 보라의 색색의 튤립을 사왔지만 올해는 빨강과 보라만 피었다. 내년에는 노랑도 필 것이다. 기다림은 그래서 무엇보다 소중한 삶의 자세이다. 기다리지 않고, 무엇인가를 느낀다는 것은 자연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기다림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 튤립의 존재가 미덥다.

 

‘봄의 나무’는 계속 자란다

 이 배꽃은 특별하다.

 

‘봄의 나무’이다. 여기서 말하는 ‘봄’은 계절의 봄이 아니라 우리 큰 딸의 이름이다. 4살이 되던 해 이 배나무를 심었다. 이제 중학교 2학년이니 10년이 더 돼 버린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기하게도 ‘봄의 나무’는 열매를 맺는데, 이제까지 10개 이상의 열매를 준 적이 한 번도 없다.

 

대여섯 개의 열매만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었다. 하지만 그 열매들은 정말, 튼실한 열매였다. 이제까지 먹어본 적 없는 정말 달콤하고 다디단 배였다. 주변에는 다른 배나무도 있는데, 이 배나무는 수많은 열매를 우리에게 준다. 하지만 ‘봄의 나무’만큼 크지도 않고, 달콤하지도 않았다. 물론 품종이 다르다. ‘봄의 나무’는 신고 배이고, 곁에 있는 배나무는 돌배 종이었다.

 

이를 보고 우리는 스스로 해석한다.

 

10년 동안 ‘봄의 나무’는 딸과 함께 자라면서 딸이 건강하게 자란 만큼 그 자신도 많은 열매를 맺기 보다는 튼실하고 기쁨을 주는 열매를 우리에게 주고 싶은 것이라고. ‘봄의 나무’는 올해도 꽃을 피웠다. 꽃이 지고 나면 열매를 맺을 것이다. 우리 딸이 점점 자라는 만큼 ‘봄의 나무’도 계속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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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지난주 토요일, 11월5일 김장이 있었다.
직접 텃밭에 배추와 무를 심고 전 가족이 모여 하는 연례행사.
전날, 금요일 밤부터 배추를 뽑고 소금에 절이고.
다음날 거실에 빙 둘러앉아 속을 채워 나간다.
전체 11명의 가족이 하는 대규모 행사이다.
배추 100여포기를 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일이다.
어른들이 손을 놀릴 때마다 고춧가루가 튀어 거실 여기저기에 흩어진다.
이 모습을 보고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이런 일기를 썼다.

거실에는
배추가 쫘악 깔렸고

배추밭에는
배추가 사라졌다.

거실에는
고춧가루가 피같이 퍼져있다.

김장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아이의 김장 추억.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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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TAG 김장, , 배추

우리나라의 역사는 ‘눈물’과 유독 인연이 많은 것 같다. 모든 역사적 상황이 ‘눈물’과 연결되는 순간에 눈시울을 적시는 경우가 많다. 그 무엇보다 전쟁과 관련되는 부분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은 물론이고 현대사에서 베트남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역사이다.

아직도 베트남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2세, 3세까지 이어지면서 ‘눈물의 역사’는 끝나지 않고 있다. 해오름국립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천국의 눈물>도 우리나라 현대사의 ‘눈물’을 보여주고 있다.

<천국의 눈물>은 살아 움직이는 무대였다. 무대의 생생한 변화와 설치의 묘미가 없었다면 <천국의 눈물>은 그렇고 그런 뮤지컬에 머물렀을 것이다. 또 하나 <천국의 눈물>이 가슴깊이 관객에게 전달된 것은 2시간30분 내내 울려 퍼지는 생음악이었다. 극이 펼쳐지는 2시간30분 동안 지휘자의 손이 공중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힘찬 손놀림으로 이어졌다.

<천국의 눈물> 시놉시스는 특별한 내용은 아니다. 한국 근현대를 살아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소설로, 연극으로, 또는 영화로 한번쯤은 읽고 보고 경험한 줄거리. 배경은 베트남 전쟁이다.

한국군 참전용사인 ‘준’과 베트남 현지 나이트클럽 댄서 ‘린’, 그리고 미군 대령 ‘그레이슨’. 이 세 명의 갈등과 대립, 비극을 담고 있다.

그레이슨은 나이크클럽을 드나들면서 린에게 청혼을 한다. 린을 마음에 둔 그레이슨은 샌프란시스코로 가자며 린에게 달콤한 유혹을 한다. 린은 그레이슨을 좋아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것인지 의문에 빠진다. 마음속에 갈등이 일어난다. 지긋지긋한 전쟁터를 벗어나 미국으로 가고 싶지만 그레이슨과 함께 가는 것에 주저한다.


그런 상황에서 준이 린에게 다가가고 사랑을 고백한다. 준은 린에게 함께 한국으로 가자고 제안하지만 린은 갈등에 빠진다. 그레이슨과 미국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준과 한국으로 갈 것인가 린의 선택만 남아 있다. 

행복한 선택의 순간에 서 있던 린에게 비극이 다가온다. 준과 린의 관계를 눈치 챈 그레이슨 대령은 부하인 준을 최전방, 하루에도 수차례 전투가 벌어지고 수없이 많은 군인이 죽어가는 사지의 전쟁터로 보내 버린다.

그렇게 준과 린은 그레이슨의 계략에 헤어지고 시간을 흘러간다.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고, 생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준은 뒤늦게 린이 미국으로 떠났음을 알게 된다. 시간은 흘러 준은 지금, 작가로 한국에서 살고 있다. 뒤늦게 린의 딸 ‘티아나’가 유명한 가수가 돼 내한공연을 하게 되고 ‘티아나’가 린의 딸이자, 준의 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천국의 눈물>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다. 우리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 사랑과 좌절, 생명과 죽음의 공간이자 고스란히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비극의 장소였다.

중학생 딸과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천국의 눈물>을 지켜봤다. 그 생생한 무대 장치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지난 금요일(2월25일) 공연이 늦은 저녁 8시에 시작됐는데도 불구하고 11시 공연이 끝날 때까지 아들이 자지 않고 끝까지 공연을 지켜봤다.

아들은 보통 9시가 되면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든다. 지난 연말 이문세 콘서트에 갔을 때 9시가 조금 넘자, 그 시끄럽고 쿵쾅쿵쾅 울리는 음악 소리에도 불구하고 잠을 잤던 것에 비교하면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간 중간 아들은 “아빠, 진짜 좋다.”며 스스로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만큼 무대장치가 실시간 움직이고, 그 움직임이 살아 있었고 초등학교 2학년이 보기에도 자연스럽게 흘러간 셈이다. 색감 또한 화려했다. 화려하면서도 튀지 않았고 마치 지금 이곳, 관객이 지켜보고 있는 무대가 당시 베트남 현장으로 다가왔다.

베트남 전통의상, 물 위로 떠오르는 배, 노랑과 빨강 등의 눈에 직감적으로 들어오는 색감 등이 놀라웠다. <천국의 눈물>에서 단연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액션 등이 팔팔 살아 움직인 것은 무대의 입체적인 움직임의 효과가 컸다고 생각한다.

2시간 30여분 동안 끊임없이 변화하고 달라지는 무대 장치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극에 몰입하게끔 만든 중요한 부분이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음악. 같은 음악이라도 편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맛은 달라진다. 뮤지컬은 노래, 연기, 액션 등이 총망라되는 종합 예술이다.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음악이다. 작사와 작곡은 물론 창작극의 경우 수많은 음악이 연주된다. 소극장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뮤지컬의 경우 녹음이 대부분이다. 이번 <천국의 눈물>은 녹음이 아닌 생음악으로 이뤄졌다.

무대 앞에 연주자들이 촘촘히 앉았고 음악감독이 직접 지휘하면서 극은 시작됐다. 2시간30분 동안 연주자의 손이 공중에서 한 번도 쉬지 않았으니 ‘얼마나 손이 아플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극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 지휘자의 모습을 보았는데 지휘하는 움직임에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 손놀림 하나하나가 <천국의 눈물>을 이끌어 가는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

<천국의 눈물>은 무대장치의 생생함, 현장의 생음악, 배우들의 제 역할에 맞는 분명한 캐릭터 등이 종합적으로 묶여진, 잘 만들어진 종합 예술이었다.

◆무대 바깥, 옥에 티 하나

11시 넘게 공연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셔틀버스는 딱 두 대만 운영됐다. 두 대의 셔틀버스를 보낸 뒤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은 가까운 동대입구 역까지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 혼잡을 피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했다. 9시~10시에 공연이 끝났으면 걸어갈 만 했지만 11시 넘게 끝나는 공연에 셔틀버스를 딱 두 대만 운영하는 것은 옥에 티였다.



◆<천국의 눈물>

-해오름국립극장

-화 ·목·금:오후 8시

-수요일:오후 3시, 오후 8시

-토요일:오후 3시, 오후 8시

-일요일:오후 2시, 7시

-홈페이지(http://www.tearsofhea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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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버지는 농사꾼이었다. 아침이 빨랐다. 늘 새벽에 일어났다. 해가 뜨기 전에 사랑방에서 일어나 조용히 지게를 짊어지고 말없이 으스름 새벽길을 밟으며 들로 나갔다. 해가 뜰 때쯤 지게 위엔 무엇인가 가득 담긴 채 돌아왔다. 꼴(소가 먹는 풀)이든, 나무든, 깔비(솔가리)든 한가득.

해가 뜰 때쯤 집으로 다시 돌아온 아버지는 아침을 먹기 전에 쇠죽을 끓였다. 잘 익은 쇠죽이 여물통에 놓이고 소가 맛있게 먹을 때쯤 아침상이 차려졌다.

그날은 아마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점이었을 것이다. 주말이라 집에 내려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인근 도시로 전학을 가 주말이면 집에 내려왔다. 나는 아침이 늦었다. 문지방에 해가 스며들고 어머니가 '아침 묵자.'라는 소리가 들릴 때 이불에서 기어 나왔다. 언제나 특별 대우였다.

그날, 아버지는 늘 일찍 일어나 지게를 지고 들로 나갔고 가득 채우고 돌아왔다. 그리곤 이제 막 눈을 뜨고 밥상 앞에 앉은 나에게 너무나 선명한 붉은 열매를 내놓았다. 이슬이 똑딱똑딱 밥상위에 싱그럽게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밥상위에 너무나 선명한 동심원을 만들었다. 진한 선홍색의 큼지막한 산딸기가 밥상 위에 가득했다.


소가 먹을 꼴(풀)을 뜯으러 갔던 아버지는 잘 익은 산딸기를 다칠세라 아주 조심조심 꺾어 온 것이었다. 멀리 유학을 하고 있던 나는 주말을 이용해 잠시 내려와 있었다. 나에게 말없이 그것을 내밀었다. 아직도 그 선명한 붉은 색과 밥상 위의 싱그러운 냄새를 느낄 수 있다.

그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나는 시골의 정취와 시골의 여유와 시골의 새벽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시골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가능한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싶고 아이들 스스로 자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원한다. 자연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는 자에게 축복을 주기 때문이다.

여름을 지나 가을 문턱에 계절이 서 있던 2010년 8월말쯤이다. 아버지가 된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탔다. 물론 아내도 함께였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작은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그 곁으로 뚝방길이 구불구불 뻗어 있다. 자전거 타기에 더없이 좋은 길이다.

길 양 옆으로 노란 해바라기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크고 작은 동그란 꽃들이 아직 여물지 않은 씨를 키우느라 햇볕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노란 해바라기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아이들의 바람소리에 후들후들 다리는 떨고 아직 완전히 익지 않은 자신의 얼굴을 숙이고 있었다. 아이들은 신나게 자전거를 탔다. 잠시 해바라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경험이다. 미술을 전공한 아내가 그 사진을 그림으로 옮겼다.

엄마가 직접 그린 '해바라기와 우리 아이들, 그리고 자전거길'을 보면서 아이들은 나중에 어떤 생각을 할까. 나이를 먹고 아이들의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내가 그때 그렇게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스스로 느끼는 경험과 기억은 영원히 한 귀퉁이에 저장돼 있다.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첫째인 딸과 둘째인 아들.

아침 이슬을 잔뜩 머금은 산딸기를 말없이 내 밥상 위에 놓아 주었던 내 아버지…이제 나이를 먹어 내 아이들이 달리고 있는 해바라기 자전거 길…….

산딸기를 따주셨던 나의 아버지는 여든하나의 연세로 몇 년 전 돌아가셨다.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기억속에는 '아버지의 산딸기'가 오롯이 새겨져 있다. 아버지는 없지만 예전 그 경험으로 산딸기를 보면 늘 아버지를 떠올린다.

나의 아이들은 '해바라기 자전거길'을 기억하면서 내 모습과 아내의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아마 내가 찍은 사진보다는 아내가 그린 그림이 아이들에게 더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해바라기와 산딸기

가을이 오고 있는 소리는
시간만이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가을이 오는 소리는
바람에도
네 꼭 잡은 손의 땀에서도
달려가는 자전거의 바퀴 속에서도
가을이 오는 소리는 들린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소리는
눈에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리워하는 소리는
기억에서도
내 외로운 마음속에서도
점점 먹어가는 나이테 속에서도
그리워하는 소리는 들린다.


이슬 머금은 붉은 산딸기는
내 아버지 선물
해바라기가 가득한 자전거 길은
너희들 선물


아버지의 아버지가
아버지와 아이들이
그리워하는 소리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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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우리가 사는 공간엔 집이 여러 채 있다. 할아버지·할머니, 아내와 나, 아이

둘이 사는 여섯 식구의 공간 말고 또 다른 집이 있다. 아침에 눈 뜨고 문을 열

면 녀석들은 어느새 집을 짓고 먹을 양식까지 준비해 놓았다.

그들은 무늬를 무척 좋아한다. 둥근 원을 그리고, 촘촘히 엮어가는 녀석들을 보면 최고의 건축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 보다 더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을까. 2000년에 서울에서 이곳 여주로 이사하면서 직접 집을 지었다. 터를 잡고, 벽돌을 옮기고, 방을 만들고, 잔디를 심고, 텃밭에 채소를 가꾸고.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녀석도 마찬가지였다. 소나무와 소나무 사이에 긴 줄을 잇고 사이사이를 종일 옮겨 다닌다.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었다. 우리가 잠든 시간에도 녀석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집이 완성되면 녀석은 새끼를 낳을 것이다. 어떤 악조건에도 무너지지 않는 집에서 포근한 꿈을 꿀 것이다. 아침이슬을 먹으며 더 완벽해지는 녀석의 집을 본다.

우리집속의 또 다른 집을 보는 즐거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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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1학년 1반 정우림 아빠, 정종오입니다.
지난 12월18일 토요일 작은 학교, 작은 교실에서 아이들의 장기 자랑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눈과 입을 보면 참 행복합니다.

우리들도 저런 맑은 눈빛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하얀 눈망울을 볼 때 마다 행복합니다.

많이 찍었는데, 그중 단체로 연극하는 모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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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한국국제아트페어가 얼마전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작품을 사고파는 시장인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있더군요.

그중 달리는 아이의 모습을 담은 조각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 옆에 한 아이가 같은 포즈를 취했습니다.

누가 누가 잘 달리는지 서로를 견제하며 종착점을 향해 가는 듯 합니다.
어떤 것이 작품인지
어떤 것이 현실인지

언뜻 봐서는 구분이 잘 안됩니다.
누가누가 뛰고 있을까요?

둘 다 열심히 뛰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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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