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중략)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실수들은
다 무엇인가(중략)
제 맛도 모르면서
밤 새워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중략)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중략)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했던 것이 언제인데

신동문 시인의 ‘내 노동으로’라는 시(詩) 중 일부이다. 자신의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했지만 녹녹치 않은 현실…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들의 실수와 실패…. 시(詩)에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감성과 아픔이 녹아있다. 누군들 후회 없는 과거가 없겠으며, 누군들 실패와 좌절을 겪지 않았을까.

최근 나우콤 문용식 사장으로부터 책을 하나 받았다.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는 제목이었다. ‘나우누리에서 아프리카TV까지’라는 부제가 붙었다. 문용식 사장이 20년 동안 인터넷사업을 해 오면서 부닥치고… 좌절하고… 일어서고…. 지금까지 자신의 노동으로 헤쳐 왔던 파란만장한 일들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겨졌다. 문용식 사장과 나우콤은 닮은꼴이라는 사실은 책을 넘기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우선 문 사장의 삶. 1959년 광주에서 태어나 79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한다. 격동의 시대였다. 1980년대 운동권의 핵심으로 활동했다. 결과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깃발-민추위 사건’ 등으로 세 차례 투옥된다. 20대의 절반이 넘는 5년1개월을 감옥에서 보낸다. 그 뿐인가. 나우콤 사장으로 있던 2008년 6월 네 번째 구속되는 고통을 받는다. 구속 이유가 명목상으로는 저작권 위반 혐의였지만 당시 촛불시위가 한창이었다. 그 중심에 나우콤이 서비스하던 ‘아프리카TV’가 있었고 정부에 밉보인 결과였다.

그렇다면 나우콤은.
1992년 나우콤의 전신인 BNK 설립, 2011년 올해는 나우콤이 20주년 되는 해이다. 20년 세월동안 나우콤은 대주주가 다섯 번 바뀌었다. 4년마다 한 번씩 대주주가 바뀌면서 정체성, 구조조정 등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PC통신에서 PD박스, 아프리카TV 등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저작권 위반, 정부의 간섭 등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러니 문 사장과 나우콤이 꼭 닮았다고 할 수밖에. 자신과 회사, 둘 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왔다. 파고의 세월을 넘는 동안 문 사장은 “꾸준함을 잃지 않았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문 사장은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이젠 함께 사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부구조가 튼튼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위기에 강한 기업의 DNA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의 ‘C’는 Chief(최고)가 아니라 Communi cation(소통)으로 해석하는 문 사장. 그는 “CEO는 일관된 메시지를 다양한 표현으로 여러 번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런 그가 소통의 수단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 아프리카TV가 그 중심에 놓여 있다. 문 사장은 아프리카TV에 대해 “새로운 소통창구인 대안미디어로 성장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한 목소리만 내는 기존 언론과 달리 대안 미디어는 시민들의 참여와 자발적 토론으로 다양한 시각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미디어.”라고 설명한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 10년은 하라고 주문했다. 책 제목으로 뽑은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는 문 사장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한 분야에서 최소한 10년은 투자, 끈기와 꾸준함을 유지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 문 사장은 책 끝머리에 한 편의 시를 인용했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중략)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중략)
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히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中 -

내 노동으로…모든 순간을 꽃봉오리로 생각하며 20년을 나우콤과 함께 한 문 사장의 울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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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