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한반도는 개성공단 폐쇄까지 이야기되면서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경기는 어렵고, 정부의 올해 재정은 구멍이 날 위험에 처해 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은 ‘희망의 새 시대’이다. 이어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4대 국정기조로 설정했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이 직접 브리핑한 내용이다. 그러면서 김행 대변인은 '박근혜정부'를 표현할 때 띄어쓰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박근혜정부(X)는 틀렸고 박근혜정부(O)'가 맞다는 것이다. 이어 김 대변인은 "국립국어원에 감수를 받았다. 박근혜정부는 고유명사다. 띄어쓰지말고 붙여써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들어가 봤다. 많은 부분이 박근혜정부로 돼 있다. 그런데 여전히 청와대 스스로도 '박근혜 정부'라고 띄어쓴 곳이 있다. 지금 띄어쓰기와 붙여쓰기가 그렇게 중요한 걸까. 그것도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대변인이 "띄어쓰지 마시오"라고 말하는 것이...

 

'희망의 새 시대'는 지난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뒤 한달 동안 헛돌았다. 정부조직개편은 계속 미뤄졌고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사퇴했다. 김종훈 전 미래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최근의 한만수 공정거래위원회 후보자까지 7명이 스스로 물러났다.

 

철저한 인사검증없이 들이댄 인사원칙으로 한 달 동안 제자리를 잡지 못했고 이런 혼란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왔다. 가뜩이나 힘든 마당에 지금 '박근혜정부'를 띄어쓰지 말라고 대변인은 말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받아쓰기'라도 시키고 싶은 것일까.

 

기획재정부의 올해 경기 전망은 말 그대로 충격이다. 올해 성장률을 지난 해 연말 전망치보다 0.7% 하락한 2.3%로 잡았다. 7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회복 기미가 안 보인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7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두 국채발행으로 조달된다. 나라를 보증으로 삼아 빚을 내겠다는 것이다.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가계빚은 계속 증가하고. 월급은 오르지 않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이 위태한 상황 속에 청와대는 '박근혜정부'를 띄어쓰지 말라고 국민에게 주문했다. 국립국어원에 감수까지 받았다니 대단한 일이다. 수능시험에까지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말이 앞선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다 좋다. 이 얼마나 멋드러진 말인가. 4대 국정기조는 '띄어쓰든' '붙여쓰든' 중요하지 않다. 실천이 앞서야 한다. 취임 한달이 지났을 뿐인데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근혜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중요하지 않다.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 그런 것 까지 국민에게 주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청와대 스스로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띄어쓰기를 주문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박근혜정부에 기대를 하고 믿어주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민이 믿어준다면 '박근혜정부'이든 '박근혜 정부'이든 '정부 박근혜'이든 '정부박근혜'이든 다 알아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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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