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삼우(一日三憂)=갈 걱정, 밥 걱정, 올 걱정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나에게는 하루에 세 가지 걱정이 있으니, 아침 출근할 때가 그 첫째요, 점심 먹을 때가 그 둘째요, 퇴근할 때가 그 셋째이다."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의 '하루 세 번 걱정'이 여전하다. 주변 인프라가 아직 제 모습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종청사로 이주한 중앙부처의 C 과장은 서울에서 오전 6시쯤 눈을 뜨면 "오늘은 어떻게 내려가나?"를 먼저 떠올린다. 점심때가 되면 "어디서 뭘 먹어야 하나?"를 걱정한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어떻게 되돌아가지?"라는 한숨소리가 깊다.

 

 

세종청사에는 현재 6개 부처가 터를 잡았다. 용(龍)의 모습을 담은 세종청사의 웅비하는 모습과 달리 청사 주변의 교통과 음식, 주택 상황은 아직 열악하다. 세종청사 주변에는 식당이 거의 없다. 점심 때가 되면 외부 전문식당에서 도시락이나 국밥을 배달하는 차량들이 바쁘게 왔다 갔다 한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근처 아파트 건설현장에 임시로 설치된 이른바 '함바 식당'을 찾는다. 그곳에서 4000원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공무원들이 꽤 있다. 함바 식당을 가끔 이용한다는 한 공무원은 "청사의 구내식당 음식은 별로인데다 늘 먹다보면 물리게 마련"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6개 부처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모두 세종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직 주택보급이 많지 않은 것도 이유이지만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 많다. 특히 40대 중반이후의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의 경우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 C 과장은 "매일 서울에서 세종청사로 출퇴근한다는 게 쉽지 않다"며 "한 달 평균 100만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공무원들에게 한 달에 20만원을 보조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장급 이상 간부와 달리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사무관들은 세종시에 터를 잡은 경우가 많다. 아직 자녀가 어리거나 혹은 미혼인 사무관들은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또는 주변 원룸에서 지내고 있다.

 

C 과장은 "버스도 많지 않아 택시를 타야하고, 무엇보다 주변에 음식점이 없어 먹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현재 세종청사를 중심으로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올 연말까지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까지 세종청사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의 '일일삼우(一日三憂)'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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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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