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더덕

600 小說 2012.05.08 19:31

앞만 보고 걸어가는 좀비

냄새를 좇아

두 손 뻗은 좀비를 떠올리면 안 된다

한 쪽 얼굴 썩어 문드러진 좀비만 생각해서도 안 된다

도시 좀비는 반듯하다.

말쑥한 향수 뿌렸다

이른 아침,

하얀 속살 냄새 풍겨오면

덜커덩 지하 깊은 관 열리면

시작되는 좀비 행진

앞서가는 좀비 뒤통수만 보며

하얀 냄새 솟아나는 곳으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늦은 저녁,

지친 입김 쏟아내고

덜커덩 지하 깊은 관으로

시작되는 좀비 행진

흐느적거리는 좀비 따라

하얀 냄새 기어오르는

지상에서 지하로

냄새를 파는 노파,

노파는

지하에서 지상으로 연결되는

모서리에

푸른 삼베옷 펼쳐놓고

누런 더덕 일기 칼로 긁고 있다

일기 새길 때마다

하얀 살 돋아나고 향기 솟는다

깊은 관 속에서 나온 좀비들

향기를 찾지만

노파의 일기를 보지 못하고

지상으로

지하로

떼 지어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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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종오 정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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